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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하지 않아"…쇼핑·결제까지 대신하는 메타 '뮤즈' 뭐길래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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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10.06 03: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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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찾아 결제까지 준비…200마일 밖 제품 찾아내
월마트·세포라 손잡고 아마존 차단…유통업계 긴장
광고 넘어 거래 수수료로…메타의 새 AI 수익모델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개인기술 담당 기자 니콜 응우옌에게는 작은 고민이 하나 있었다. 아이를 자전거에 태워 출퇴근하는데 우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자전거 좌석과 아이를 함께 덮을 수 있는 우천용 커버가 필요했다. 마음에 드는 제품은 찾았지만 유럽에서만 팔았다. 미국에서 살 수 있는 곳을 일일이 뒤지는 대신 그는 메타의 새로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뮤즈(Muse)’에게 일을 맡겼다.

“미국에서 이 제품을 파는 곳을 찾아줘. 아니면 관세 같은 번거로운 문제 없이 살 수 있는 유럽 판매처를 찾아줘.”

그러자 뮤즈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베이 등을 포함한 5~6개 쇼핑 사이트를 직접 돌아다니며 제품을 검색하는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원하는 제품은 결국 찾지 못했다. 여기까지라면 기존 AI 검색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메타 뮤즈(Meta Muse) 로고와 키보드, 로봇 손을 표현한 이미지 (사진=로이터)
메타 뮤즈(Meta Muse) 로고와 키보드, 로봇 손을 표현한 이미지 (사진=로이터)
하지만 뮤즈는 멈추지 않았다. 비슷한 제품을 만드는 이탈리아 업체를 찾아냈고, 그 제품을 판매하는 캘리포니아의 자전거 가게까지 찾아줬다. 응우옌이 사는 곳에서 약 200마일(약 322㎞) 떨어진 매장이었지만 집까지 배송이 가능했다. 응우옌은 결제를 눌렀고 나머지 작업을 다시 뮤즈에 넘겼다.

메타가 지난달 공개한 뮤즈가 몇 주 만에 수백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AI 업계뿐 아니라 미국 유통업계까지 들썩이게 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 생성형 AI가 주로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AI’였다면 뮤즈는 사용자를 대신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행동하는 AI’에 가깝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뮤즈에 대해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당신을 위해 일을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상품 찾고 비교하고 결제 직전까지

쇼핑은 이미 뮤즈의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능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사용자가 브랜드와 가격, 재고 여부 등의 조건을 말하면 뮤즈가 여러 유통업체의 사이트를 직접 돌아다니며 조건에 맞는 제품을 찾는다. 후보 제품을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구매를 선택하면 배송지와 주문 내역 등을 정리한 ‘승인 카드(approval card)’를 만들어 최종 확인을 요청한다.

사용자가 승인하면 연결해둔 결제 서비스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현재 스트라이프(Stripe)의 링크(Link)와 쇼피파이(Shopify)의 숍페이(Shop Pay) 등을 지원하며 페이팔도 추가될 예정이다. 링크를 사용할 경우 실제 신용카드 번호 대신 일회용 카드가 만들어진다. 최종 구매 결정은 사람에게 남겨두되 그 직전까지의 귀찮은 과정을 AI가 맡는 구조다.

예약이나 이메일 처리, 플레이리스트 작성 등도 가능하다. 겉으로는 평범한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처럼 보이지만 뒤에서는 가상 컴퓨터가 움직인다. 응우옌 기자는 뮤즈의 강점이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라기보다 복잡한 AI 에이전트 기술을 일반 소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단순화했다는 데 있다고 평가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을 통해 소비자용 앱을 만들어온 메타의 경험이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열린 ‘메타 커넥트’ 행사에서 ‘뮤즈 참(Muse Charm)’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열린 ‘메타 커넥트’ 행사에서 ‘뮤즈 참(Muse Charm)’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월마트는 손잡고 아마존은 막았다

뮤즈의 등장에 유통업체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으로 소비자가 쇼핑을 시작하는 곳이 아마존이나 구글, 개별 유통업체 앱이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메타는 월마트와 갭, 세포라, 익스피디아, 웨이페어, 베스트바이 등과 제휴했다. 이들 업체는 뮤즈가 자사 상품과 서비스에 보다 원활하게 접근할 수 있는 이른바 ‘공식 패스트레인’을 제공한다. 반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뮤즈의 자사 사이트 구매를 차단했다. 뮤즈가 고객 인증정보를 저장하고 계정 데이터를 긁어가는 등의 행위가 약관을 위반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단순한 기술적 갈등만은 아니다. AI가 소비자를 대신해 상품을 검색하고 비교하기 시작하면 유통업체와 소비자 사이의 접점을 AI 업체가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루카 치안 버지니아대 다든경영대학원 교수는 “뮤즈를 둘러싼 진짜 싸움은 기업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고 소비자가 그 쟁탈 대상”이라며 “에이전트를 장악하는 자가 쇼핑객과의 관계를 장악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소비자가 운동화를 사려면 아마존이나 나이키 등의 앱과 웹사이트를 직접 열었다.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150달러 이하 검은색 러닝화를 찾아줘”라고 말하는 것으로 쇼핑이 시작될 수 있다. 어떤 쇼핑몰을 방문하고 어떤 상품을 먼저 보여줄지, 어디에서 결제할지까지 에이전트가 결정 과정에 깊숙이 들어온다. 전자상거래의 ‘입구’를 누가 차지하느냐를 둘러싼 새로운 플랫폼 경쟁인 셈이다.

지난 7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한 월마트 매장 신학기용품 코너에 도시락 가방이 진열돼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 7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한 월마트 매장 신학기용품 코너에 도시락 가방이 진열돼 있다. (사진=로이터)
광고회사 메타, 이제 거래할 때도 돈 번다

메타에도 뮤즈는 새로운 실험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핵심 수익모델은 이용자의 관심과 행동을 기반으로 광고를 보여주고 광고주에게 돈을 받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뮤즈에서는 다른 수익원이 등장한다.

저커버그 CEO는 뮤즈를 통한 거래에서 메타가 소액의 수수료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뮤즈는 무료로 체험할 수 있으며, 사용 한도에 도달하면 추가 토큰이나 사용량을 구매할 수 있다.

이는 AI가 메타의 사업모델 자체를 바꿀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메타가 소비자와 광고주를 연결해 돈을 벌었다면 뮤즈가 확산할 경우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하는 과정 자체에 들어가 거래가 발생할 때 수익을 얻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다만 AI에게 행동을 맡기는 만큼 위험도 커진다. 응우옌 기자가 자신이 다니는 필라테스 스튜디오의 친구추천 혜택을 물었을 때 뮤즈는 친구를 소개하면 양쪽 모두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 문제는 뮤즈가 제시한 신청서가 샌프란시스코의 해당 필라테스 업체가 아니라 멀리 버지니아에 있는 크로스핏 체육관의 것이었다는 점이다.

기존 챗봇의 ‘환각(할루시네이션)’이 잘못된 답변에 그쳤다면 행동하는 AI의 오류는 검색과 예약, 구매 같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개인정보 문제도 남아 있다. 뮤즈를 폭넓게 활용하려면 이메일과 이름, 주소 등 상당한 개인정보를 제공하거나 각종 서비스에 대한 접근 권한을 넘겨야 한다. 메타는 뮤즈와의 대화를 광고 시스템과 공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메타조차 대화 내용을 볼 수 없도록 암호화하는 기밀 가상머신(confidential virtual machine)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응우옌 기자는 편리함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뮤즈와 메타에 넘기는 정보가 늘어나는 것이 불편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뮤즈는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아이폰 앱 1위에 오르는 등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AI가 소비자의 쇼핑과 일정, 이메일 같은 일상 깊숙이 들어간다면 다음 플랫폼 경쟁은 ‘누가 가장 좋은 답을 내놓느냐’가 아니라 ‘누가 소비자를 대신해 행동하는 AI를 차지하느냐’를 놓고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생성형 AI 앱 아이콘 (사진=AFP)
생성형 AI 앱 아이콘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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