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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의 핵심 기술인 ODL은 국제송금의 비효율을 줄이는 기술이다. 기존 국제송금은 은행이 해외 금융기관에 외화를 선제적으로 예치하는 노스트로(Nostro) 계좌 구조에 의존해왔다. 이는 막대한 자본이 장기간 묶이는 비효율을 낳고, 높은 비용과 낮은 유동성 문제의 근원이었다. ODL은 송금 순간에 XRP를 몇 초간 거쳐 상대국 통화로 즉시 교환함으로써 송금 시점에 필요한 유동성을 즉시 조달한다. 기존 방식처럼 해외 은행에 외화를 선제적으로 예치할 필요가 없다. XRP는 이 과정에서 단 몇 초 동안만 사용되는 유동성 매개체로 기능한다.
이러한 XRP의 규제적 지위를 명확히 한 사건은 2020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기한 소송이었다. SEC는 XRP가 미등록 증권이라고 주장했으나, 2023년 미국 연방법원은 개인 투자자가 거래소에서 매수한 XRP는 증권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XRP 자체는 증권이 아니며, 리플이 기관투자자에게 직접 판매한 부분에 대해서만 투자계약적 성격을 인정해 증권으로 봤다. 이 판결은 XRP에게 메이저 암호자산 중 가장 선명하고 확고한 규제 지위를 부여했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의 대규모 진입을 위한 결정적인 교두보가 됐다.
기능적 관점에서 XRP와 스테이블코인은 모두 송금에 사용될 수 있으나, 구조와 목적은 분명히 다르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가치에 연동돼 있어 가격 변동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결제 및 송금에서 안정성을 갖는다. 반면 XRP는 변동성이 큰 시장 가격이 존재하는 것이 송금에 단점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송금 과정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XRP는 3~5초면 전송이 완료되고, 수수료는 거의 1원 미만으로 사실상 무료다. 송금자는 XRP를 몇 초만 보유하고 즉시 현지 통화로 교환하기 때문에 환위험은 극히 제한적이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의 속도와 비용은 네트워크마다 다르다. 특히 이더리움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가스비가 높아 송금 수단으로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다. 트론(TRON)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저렴하지만, 국가별 접근성·규제 리스크 등에서 제약이 존재한다.
더 중요한 차이는 사용자 관점이다. 스테이블코인은 투자 수익보다는 가격 안정성과 결제 편의성이 핵심 가치다. 반면 XRP는 목적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투자자에게 XRP는 SEC 소송을 통해 규제 명확성을 확보한 ‘인프라형 자산’이다. 리플이 구축하는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가 확장될수록 XRP의 활용 가능성도 함께 확대된다.
반면 XRP를 송금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가격이나 미래가치에 관심이 없다. 그들이 중시하는 것은 단순하다. 빠를 것, 비용이 낮을 것, 시스템적 리스크가 없을 것 등이다. XRP는 이 요구사항을 충족한다. 특히 외환 유동성이 부족한 신흥국에서는 XRP가 스테이블코인보다 더 효율적인 브릿지 자산으로 작동할 여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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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에 디지털 금융은 크게 두 가지 기능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의 중심을 담당하고, XRP는 이 결제망들을 연결하며 글로벌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러므로 두 자산은 경쟁자가 아닌 명확히 분리된 목적을 가진 상호 보완적 존재다. 디지털 금융의 미래는 단일 자산의 지배가 아니라, 역할이 분화된 자산들이 서로 연동하며 움직이는 구조로 전개될 것이다. 두 자산의 기능적 경계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의 금융 질서를 읽는 첫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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