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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비상식적 헌법재판관 임기연장 법안, 왜 하필 이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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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5.02.21 05:00:00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끝났음에도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으면 기존 재판관의 임기를 늘리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논란을 빚고 있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이런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임기 6년이 만료됐거나 70세인 정년을 넘긴 헌법재판관의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은 경우 그 재판관으로 하여금 추가로 6개월에 한해 직무를 계속 수행하게 한다는 것이다. 법안에는 복 의원 외에 문진석 등 민주당 의원 8인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복 의원은 “후임자 임명 지연으로 발생하는 헌법재판관 공백은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을 법안 발의 이유로 들었다. 법의 보호를 받을 국민의 권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안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헌재 장악을 위한 입법 폭주”라고 비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문형배·이미선 두 재판관의 임기가 4월 18일 만료되는 것을 거론하며 “사실상 두 재판관 임기 연장 법안으로, 헌재를 진보 진영 법률사무소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신 대변인의 비판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법안엔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가장 큰 문제는 헌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데 있다. 헌법은 헌법재판관 임기에 대해 “6년으로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연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막바지로 접어든 상황에서 특정인을 위한 임기 연장 시도라는 오해를 사기에도 충분하다. 더구나 이종석 전 헌재소장 등 재판관 3명의 임기 만료로 헌재 기능이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사실상 마비됐을 때도 민주당이 후임자 임명에 비협조적 태도로 일관했던 전례와도 극히 대조적이다.

공무원 임기제는 공직 부패를 막기 위한 것으로 취지대로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 법안은 이 같은 공무원 임기제를 형해화할 우려가 크다. 민주당은 비상식적이고 위헌적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는 이 법안을 즉각 철회해야 옳다. 그러잖아도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계기로 헌재의 중립성과 신뢰성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법안은 헌재를 둘러싼 갈등과 논란만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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