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아시아인 임상서도 효과 탁월…"韓출시 기대"

김진수 기자I 2024.12.09 09:43:17
[로스앤젤레스=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세노바메이트가 이번 아시아인 대상 임상에서도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수니타 미스라 SK라이프사이언스 임상개발 부사장(CMO, Chief Medical Offier)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 중인 ‘미국뇌전증학회’(AES) 2024에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아시아 지역 임상 3상 데이터를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수니타 미스라 SK라이프사이언스 임상개발 부사장(CMO)이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AES2024에서 세노바메이트 아시아인 대상 임상 3상 데이터를 포스터 발표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팜)
SK바이오팜(326030)의 미국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가 실시한 이번 아시아인 대상 임상은 한국, 중국, 일본에서 기존 항경련제 치료에도 조절되지 않는 18~70세 성인 국소 발작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환자들은 위약, 세노바메이트 100㎎, 200㎎, 400㎎ 등 총 4개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돼 위약 또는 세노바메이트를 1일 1회 복용했다.

투여 결과, 12주 동안 뇌전증 환자(단순 부분 발작, 복합 부분 발작, 전신강직간대발작)의 발작 감소비율 중앙값 및 반응률에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이어 치료제 투약 이후 6주 유지기 동안에도 발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니타 미스라 부사장은 “최대 18주 적응기와 6주 유지기 동안 모든 투약 용량에서 유의미한 발작감소비 중앙값을 확인하며 1차 평가지표를 충족시켰다”며 “투약 용량 400㎎에서는 발작감소비 중앙값 100%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뇌전증 치료제 선택에서 중요한 지표인 ‘완전발작소실’(약물 투약 기간 중 발작이 발생하지 않는 증상 개선) 측면에서도 세노바메이트는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세노바메이트 400㎎을 투여한 그룹 중 최대 52%의 환자에서 발작이 완전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세노바메이트 이전에 사용되는 ‘빔팻’의 완전발작소실 비율이 5%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큰 차이가 있었다.

특히, SK라이프사이언스는 현재 미국에서 세노바메이트 100㎎ 및 200㎎ 단독 투여 시 완전발작소실을 조사하는 임상 4상(시판 후 임상)을 승인받아 연구를 진행 중인데 해당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도 기대된다.

이어 주목할 부분은 세노바메이트 치료 효과가 상대적으로 저용량인 50㎎에서도 5~6주부터 의미있는 수준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아시아인 대상 임상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 100㎎ 투여군에서 발작 빈도가 8주 적응기 동안 2주 간격으로 점진적 감소를 보였고 5~6주 차부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수니타 미스라 부사장은 “세노바메이트는 용량을 100㎎, 200㎎, 400㎎ 순서로 늘려가는데, 시작 용량인 100㎎를 사용해도 충분하다는 의미”라며 “고용량으로 갈수록 부작용 가능성이 올라가는 만큼 저용량에서 효과를 보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세노바메이트는 우수한 모습을 보였다. 연구에 따르면 모든 세노바메이트 투여군에서 드레스 증후군(DRESS syndrome) 사례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뇌전증 치료에 사용되는 ‘레비티라세탐’, ‘클로바잠’ 성분 의약품이 드레스 증후군을 일으킬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드레스 증후군은 호산구 증가 및 피부발진·발열 등 전신 피부 증상을 동반한 이상반응을 말한다. 드레스 증후군 초기엔 단순 발진 증상을 보이지만 지속되는 경우 내부 장기 손상 뿐 아니라 사망까지 이르기 때문에 뇌전증 치료제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번 임상 데이터 발표에 따라 앞으로 아시아권에서 세노바메이트의 아시아 지역 품목허가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중국 내 권리를 가진 이그니스테라퓨틱스는 지난 4일 이번 아시아 지역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세노바메이트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이어 일본 내 권리를 가진 오노약품공업과 국내 권리를 가진 동아ST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품목허가 신청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이번 임상 데이터를 주요 학술지에 게재할 예정”이라며 “세노바메이트 한국과 일본 파트너도 이번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재발성 발작을 주 증상으로 하는 뇌전증은 뇌졸중과 치매에 이어 세 번째로 흔한 신경계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500만명이 진단받는다. 세노바메이트는 예기치 못한 발작 증상으로 고통받는 성인 뇌전증 환자에서 유의미한 발작완전소실률이 입증돼 2020년 미국, 2021년 유럽 등에서 출시됐다. 세노바메이트는 지난해 기준 미국 신규 환자 처방 수 1위(43%) 및 글로벌 누적 처방 환자 수 14만명을 기록 중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