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있었다고'…200슬라 회복 속 2차전지 기대감도

김인경 기자I 2024.07.03 05:30:00

테슬라, 4개월만에 200달러 돌파…''209.86달러''
올해 상반기에만 1.5조 담은 서학개미 ''활짝''
상반기 30%대 급락한 2차전지주 반등 기대도
"테슬라, 전기차 아닌 AI 기대…2차전지와 별개" 목소리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테슬라가 다시 200달러를 회복했다. 4개월 만이다. 전기차의 성장세가 둔화하며 테슬라의 주식이 하락하는 가운데에도 테슬라의 비중을 늘려온 서학개미의 믿음도 이제야 보답을 받는 모습이다. 테슬라의 미래 전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내리막길을 타며 부진했던 국내 2차전지주도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4개월만에 200슬라…반년간 1.5조원 산 개미 ‘활짝’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테슬라는 1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11.98달러(6.05%) 오른 209.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1일(종가 기준, 202.64달러) 이후 4개월 만이다. 테슬라는 글로벌시장의 전기차 판매 둔화와 경쟁 심화 속에 약세를 거듭했고, 지난 4월 22일 138.80달러까지 빠지기도 했다.

아직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약하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2일 발표되는 테슬라의 2분기 인도량에 대한 애널리스트 평균 추정치는 43만 6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6% 줄어든 수치다. 앞서 테슬라도 지난 1월 연간 실적 발표 보고서에서 올해 판매 성장률이 작년과 비교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테슬라는 5월 발표한 지속가능 경영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연간 2000만대의 차량을 판매하겠다는 종전의 목표도 삭제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테슬라의 신차 라인업이 진부해지면서 전기차 시장에서의 장악력도 위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주가는 테슬라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특히 8월 8일 공개되는 테슬라의 로보택시(무인택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완전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테슬라가 다시 상승세를 타자 서학개미도 웃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상반기에도 테슬라를 11억 771만달러(1조 5400억원)을 사들이며 뜨거운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을 주도한 엔비디아(17억 8589만달러·2조 4800억원)에 이어 상반기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2위이다. 비록 주가 약세가 이어지며 보관 금액 2위로 내려앉았지만 꾸준히 서학개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종목이라는 증거다.

◇테슬라 침묵에 쉬어간 2차전지주, 다시 뛸까

테슬라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하며 2차전지주의 부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차전지주는 지난해 증시를 이끌었지만 올해 상반기엔 테슬라의 하락과 함께 급락세를 탔다. 올해 상반기(1월 2~6월 28일) POSCO홀딩스(005490)LG에너지솔루션(373220)도 각각 27.33%, 23.63% 내렸다. 2차전지주 신화를 만들었던 에코프로비엠(247540)은 36.46%, 에코프로(086520)는 30.36% 하락했다. 그나마 7월 들어 POSCO홀딩스(005490)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각각 0.55%, 5.05%씩 올랐다. 엘앤에프(066970)도 2거래일간 1.40% 상승세를 탔다.

주가가 하락하며 가격 부담이 줄어든데다, EV3, 에퀴녹스 등 기아와 제너럴모터스(GM)의 중저가 전기차 신모델이 출시된 저이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게다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대하며 성장주에 대한 재조명이 기대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의 올 2분기 실적은 출하량이 둔화하면서 전 분기 대비 부진할 것”이라면서도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조정이 마무리되고 수익성이 개선되는 3분기부터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침체를 뚫고 주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아닌 만큼, 한계가 있을 것이란 판단도 있다. 특히 전기차의 성장세에 대한 우려도 해소되지 않았다. 올 2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미국은 8% 증가하고 유럽은 10%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은 증가율이 기대에 못 미치고 유럽은 심지어 감소세를 보일 것이란 얘기다. 내연기관차 산업 부진을 우려한 유럽에서는 보조금과 의무 판매 제도 등 각종 친환경차 우대 정책을 폐기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CIO)은 “테슬라는 전기차 기업이기도 하지만 인공지능(AI) 기업이기도 해 무인택시나 완전자율주행 기술로 답보 상태인 주가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것”이라며 “전기차 시장 개선에 대한 기대로 2차전지에 접근하기엔 아직 이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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