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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 논쟁…매 "2번 더 인상" 비둘기 "일단 멈추자"(종합)

김정남 기자I 2023.05.23 07:28:42

매파 불라드 "연준 금리 두 번 더 인상해야"
중도 비둘기파들 "일단 긴축 효과 지켜보자"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이 점차 가까워지면서 내부 금리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아직 두 번은 더 올려야 한다는 강경 매파와 함께 일단 멈추고 지켜보자는 비둘기파가 대립하고 있다. 미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워낙 큰 만큼 이같은 분열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AFP 제공)


◇불라드 “금리 두 번 더 올려야”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미국가스협회 포럼에 참석해 “올해 두 번의 추가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며 “차라리 일찍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현재 금리는 5.00~5.25%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천명한 최신 전망치(5.1%)에 이미 도달했다. 그러나 이를 넘어 5.50~5.75%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연준 내에서 가장 강경한 매파로 꼽힌다.

불라드 총재는 “최근 전망치는 미국 경제가 거의 성장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제로 제시한 숫자”라며 “그러나 실제로는 성장세가 탄탄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기대만큼 빠르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 노동시장이 너무 좋아서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좋은 시기”라며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1970년대와 같은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불라드 총재는 지난 4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도 “노동시장이 매우 강력하다는 점에서 올해 하반기 침체를 예상할 때는 아닌 것 같다”며 금리를 5.50~5.75%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또 다른 매파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CNBC에 나와 “다음달 금리를 올릴지, 아니면 건너뛸지를 두고 (연준 내부의) 의견이 팽팽하다”며 “일부 인사들은 건너뛰자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상이 끝났다는 신호를 주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령 금리 인상을 멈춘다고 해도 매파적인 뉘앙스는 내비쳐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다음달 금리 인상을 하지 않더라도 긴축 사이클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다음달 동결을 인상 종료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오는 7월 FOMC 때 다시 인상을 개시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인사의 언급은 매파 성향을 감안해도 강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처=인터치 캐피털 마켓츠)


◇인상 중단 앞두고 연준 내 분열

다만 중도 비둘기파 인사들의 언급 역시 동시에 나왔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이날 리치먼드 연은이 연 행사에 나와 “통화정책을 시차를 두고 작동한다”며 “우리는 긴축의 지연 효과를 보기는 시기의 시작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 당장 큰 변화가 없다면 (긴축이 어떻게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보자고 말하는 게 편안하다”고 말했다. 지난 1년여간 500bp(1bp=0.01%포인트) 금리를 올리는 역대급 긴축의 여파가 이제 나타날 것이니, 일단 인상을 중단하는 게 낫다는 뜻이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다음달 FOMC를 예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앞선 금리 인상과 은행권의 더 엄격해진 신용 여건이 수요와 인플레이션을 냉각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와 일맥상통하는 언급이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한 심포지엄에서 “연준 긴축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신용 긴축을 추가하면 경제를 둔화시키는 요인이 많아 더욱 지표에 의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음달 FOMC 이전에 확인해야 할 지표가 여전히 많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19일 “은행권 스트레스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금리가 그렇게 높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며 예상 밖 완화적인 언급을 해 주목 받았다. 중도 비둘기파와 다소 가까운 뉘앙스다.

연준 내 금리 논쟁에 시장은 다음달 동결에 기울면서도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날 오후 현재 연준이 다음달 FOMC 회의에서 금리를 5.25~5.50%로 25bp 올릴 가능성을 25.7%로 보고 있다. 전거래일 17.4%보다 큰 폭 높아졌다. 7월 FOMC 때 5.25~5.50%일 확률은 19.0%에서 32.9%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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