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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바이오사이언스, 美 임상 첫 진입...신약개발 전사적 올인 나선다

김새미 기자I 2022.12.28 14:00:00

설립 15년·상장 4년 만에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임상 돌입
CJ제일제당에 인수된 이후 신약개발 사업에 ‘올인’
신약개발 집중 위해 CJ웰케어에 일부 사업 양도·R&D 투자↑
“후발주자지만 괜찮아”…글로벌 시장은 초기 형성 단계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CJ(001040)바이오사이언스(구 천랩)가 CJ제일제당(097950)에 인수된 지 1년 만에 본격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사로 거듭나고 있다. 내년이면 CJ바이오사이언스는 설립 15년 만에 최초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임상에 진입하게 될 전망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연구개발(R&D) 비용을 예년보다 2배 이상 늘리는 등 R&D 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 CI (사진=CJ바이오사이언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6일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치료제 ‘CJRB-101’ 임상 1/2상 시험계획서(IND)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해당 신약의 활용도를 넓히기 위해 폐암뿐만 아니라 두경부암, 피부암에 대한 임상 유효성 평가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식약처에도 IND를 제출해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 설립 15년·상장 4년 만에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임상 돌입

해당 임상이 내년에 승인돼 개시된다면 CJ바이오사이언스는 2009년 설립 이후 15년 만에 최초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임상에 돌입하게 된다. 코스닥 상장 시점(2019년) 기준으로는 4년 만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전신인 천랩은 2014년에 설립된 고바이오랩이나 2015년 설립된 지놈앤컴퍼니에 비하면 오랜 기간 임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이 없는 상태였다.

이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사업에 비교적 늦게 뛰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천랩은 면역항암제 ‘CJRB-101’와 염증성장질환(IBD) 치료제 ‘CLP105’ 비임상 연구를 2019년에 시작했다. 이후 천랩은 2020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기술성장기업으로 상장했다.

이전까지 천랩은 사실상 미생물 분석 서비스를 주로 영위해온 진단 전문 회사로, 10여 년간 미생물 유전체 생명정보 분석 플랫폼·솔루션 사업을 주로 영위해왔다. 올해 3분기까지 CJ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 중 해당 미생물 생명정보 분석 플랫폼·솔루션 매출은 2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8.8%에 달한다. 이 중 20억원 가량이 용역 매출로 고객사 의뢰에 따라 대신 실험·분석해주는 서비스에 따른 것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천종식 대표이사가 천연구소(천랩)를 설립했을 때는 진단회사를 표방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진단회사의 경우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신약개발 사업에 도전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 CJ제일제당에 인수된 이후 신약개발 사업에 ‘올인’

상장 당시 천랩은 2021년 간암, 대장암,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에 대한 IND 승인을 받겠다고 공언했다. 이러한 약속은 지난해 10월 CJ제일제당에 980억원에 인수되면서 다소 지연됐다. CJ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초 CJ제일제당의 레드바이오(Red BIO) 사업 일체를 양수하고 공식 출범하면서 신약개발 중심으로 재정비하느라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풀이된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제일제당에 인수된 이후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일부 사업을 정리하고, R&D 투자를 늘렸다. CJRB-101 개발에 CJ제일제당이 구축해온 균주 라이브러리를 활용하기도 했다.

특히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공격적으로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천랩의 연구개발비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사업에 뛰어든 이후에도 2019년 34억원→2020년 50억원→2021년 49억원 등 30~50억원대에 머물렀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3분기 연구개발비는 118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연구개발비보다 2배 이상 불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헬스케어 사업을 일부 정리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2020년 6월 론칭했던 장유형 맞춤형 프로·프리바이오틱스 ‘천랩바이오틱스 P, B, O형’을 사업 효율화 차원에서 지난해 10월 판매 종료했다. 이외에도 균주 관련 기술을 CJ웰케어에 기술이전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CJ웰케어는 올해 1월 CJ제일제당이 건강사업부문을 분사해 설립한 법인으로 CJ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다.

◇ “후발주자지만 괜찮아”…글로벌 시장은 초기 형성 단계

올해 하반기부터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지난달 스위스 페링제약은 FDA로부터 재발성 장질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레비요타’의 품목승인을 받았다. 미국 세레스도 지난 10월 경구용 장질환 치료제 ‘SER-109’의 생물학적제제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3억2158만달러(약 4099억원) 규모에서 2028년도 약 13억3882만달러(약 1조7063억원) 규모로 연평균 22.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CJ바이오사이언스가 임상을 추진할 CJRB-101의 경쟁약은 영국 4D파마(4D Pharma)의 ‘MRx0518’(임상 2상), 미국 오셀(Osel)의 ‘CBM588’(임상 1상)과 국내 지놈앤컴퍼니(314130)의 ‘GEN-001’(임상 2상) 등이 있다. 모두 CJRB-101보다 앞선 임상 단계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 주자여도 경쟁력이 있는 신약후보물질이라면 충분히 개발 가치가 있다”며 “각각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특색에 맞춰 개발하면 좋은 치료제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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