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볍게 더 많이"..인공위성도 가성비, ‘초소형 SAR 위성’ 경쟁 후끈

김영수 기자I 2021.06.22 06:00:00

설계마진 최소화·초경량 등 비용절감..우주산업 ''게임체인저'' 부상
1기당 약70억원 수준..수십~수백개 위성으로 관심 지역 실시간 감시 가능
스페이스X·아이스아이·카펠라 등 글로벌 기업, 소형 SAR 위성 개발 전쟁
국방과학硏·KAIST-한화시스템·KAI·LIG넥스원 등 민관 공동 기술 ...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우주산업이 기업들의 새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초소형 SAR(Small Satellite Synthetic Aperture Radar, 고성능 영상레이더) 위성’ 기술 개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초소형 SAR 위성이 우주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초소형 SAR 위성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중대형 인공위성에 비해 설계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초경량(100kg 이하급)이라 제작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저렴한 개발비용으로 수십~수백개의 위성을 확보해 관심 지역에 대한 실시간 감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성비를 극대화한 셈이다. 실제 대형위성 1기당 평균 양산가격이 2400여억원에 달하는 반면 초소형 SAR 위성은 1기당 70억~8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초소형 SAR 위성을 적용한 군집위성 운용개념. (자료=국방과학연구소 무기체계 소요연감)
17일 시장조사업체 유로컨설트(Euroconsult) 등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8년까지 10년간 초소형 위성은 총 8500기가 발사되고 이중 지구관측용 위성은 1600기가량으로 19%의 점유율을 차지할 전망이다. 지구관측 시장은 규모 면에서 2028년까지 매년 약 9.4%씩 증가해 2028년이면 1조2009억 달러(약 113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초소형 SAR 위성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앨런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스페이스X와 핀란드의 아이스아이(ICEYE), 미국 카펠라(Capella) 등 몇몇 기업들만 보유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추진 중인 우주인터넷 서비스용 군집위성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550~1100km 고도의 저궤도 위성을 활용하는 인터넷 서비스로 지금까지 595기에 이르는 스타링크 위성을 쏘아 올렸다. 2020년대 중반까지 1만2000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쏘아올리고 있는 스타링크 초소형 위성. 햇빛반사 차단 차양막이 설치돼 있으며 2020년대 중반까지 1만2000여기가 발사될 예정이다. (사진=스페이스X)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국내에서도 민관 공동으로 초소형 SAR 위성 기술 개발이 진행중이다. 현재 국내에서 위성을 자체 제작할 수 있는 곳은 쎄트렉아이·한국항공우주연구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 등 3곳인데 민간은 쎄트렉아이가 유일하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산하 첨단기술연구원도 지난해 초소형 SAR 위성을 미래기술도전 사업 과제로 선정하고 2023년까지 200억원을 들여 개발하고 있다. SAR 영상 레이더 탑재체는 한화시스템이, 위성 본체는 쎄트렉아이가 맡고 있다.

▲소형위성의 세계적 강소기업인 쎄트렉아이가 수출용으로 개발한 30cm급 해상도의 전자광학 정찰위성 스페이스아이-T. (사진=쎄트렉아이)
한화시스템은 KF-X(한국형 전투기) AESA(위상배열) 레이다 개발로 검증된 기술을 적용해 초소형 SAR 위성의 탑재체를 개발중이다. 빔조향이 가능한 SAR 안테나, 소형 경량화된 반도체 송수신장치 등은 이미 세계적인 개발 수준에 도달했으며 향후 본체-탑재체 분리형 위성에도 적용이 가능토록 개발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탑재체뿐만 아니라 지상국부터 위성운용까지 위성체계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 역량을 확보해 향후 해외 수출 시장까지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하고 있는 초소형 SAR 위성 이미지. (사진=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LIG넥스원은 올초 카이스트(KAIST)와 각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초소형 SAR 위성 개발에 나선 상태다. ‘뉴 스페이스 TF’를 구성하고 우주산업에서의 밸류체인 구축에 나선 카이는 초소형 SAR 위성 기술 확보를 위해 향후 초소형위성뿐 아니라 위성정보 및 영상서비스 분야와 관련된 전략적제휴(M&A 등)도 카이스트와 맺을 계획이다. KAI 관계자는 “축적된 중·대형위성 역량에 소형·초소형위성 기술을 접목한 후 위성 간 융·복합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뉴스페이스 시장 개척 및 민간 우주 산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KAI 우주센터 레이아웃. KAI는 국내 최대 규모로 실용급 위성 6기·초소형위성 20기를 동시에 양산할 수 있는 조립장 및 최첨단 우주 환경 시험설비 구축해 점진적 으로 증대되는 다양한 국내외 위성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자료=KAI)
LIG넥스원도 인공위성 설계·제작 기술-인력교류 및 양성, 연구개발 장비·시설 공동 활용, 사업 발굴 등을 추진 중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40여 년간 유도무기, 감시정찰, 통신장비, 항공전자·전자전 등의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과 카이스트의 R&D·학술 인프라가 결합될 경우 차세대 초소형 군집위성 및 SAR 기반기술과 관련해 큰 성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LIG넥스원은 2006년 위성 SAR DM(개발 모델) 개발을 시작으로 현재 실용위성급 SAR 탑재체 개발완료를 앞두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소형 SAR 위성 개발은 더 작고 가벼운 위성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ADD 산하 첨단기술연구원의 기술 개발이 완료된다면 국산기술로 개발된 초소형 SAR 위성체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내년 발사 예정인 다목적 실용위성 6호에는 LIG넥스원이 제작한 고성능 영상레이더(SAR)가 탑재될 예정이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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