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컴퓨터 화면으로 영상을 보던 김 모씨(33)는 갑자기 왼쪽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이후 증상이 반복되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가도 눈꺼풀 떨림을 느꼈다. 눈이 무겁고, 건조함도 느껴졌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꺼풀이 떨리는 등의 경련을 일으키는 증상을 의학적으로 ‘안검섬유성 근간대경련’이라고 한다. 근간대경련은 갑작스러운 불수의근의 수축으로 눈 주변 근육의 갑작스러운 수축으로 위 눈꺼풀과 아래 눈꺼풀이 경련처럼 떨리는 질환을 말한다.
증상은 수 주, 또는 수 개월에 걸쳐 불규칙적으로 반복된다. 주로 근육이 민감해지면서 발생하는 데, 눈 주변 근육의 탈수 현상이나 피로, 과로, 스트레스와 영양소 불균형에 의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신 피로, 눈의 피로, 안구 건조증, 카페인과 과도한 알코올 섭취도 원인으로 꼽힌다.
건국대병원 안과 신현진 교수는 “특히 컴퓨터나 스마트 폰 화면을 오래 보면 눈 근육이 긴장하고 눈이 피로해져 눈꺼풀이 떨릴 수 있다”며 “안구 건조증도 안구 표면에 자극과 염증을 유발해 눈떨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양불균형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마그네슘 부족이 대표적인데, 이 때는 녹황색 채소나 멸치, 현미, 참깨, 콩, 유부, 견과류 등을 섭취해 보충해야 한다.
이 외에도 드물게는 눈 알레르기가 있으면 가려움과 함께 눈물이 많이 흐르는 데 이 때 눈이 가려워 비비면 히스타민이 눈꺼풀과 눈물로 방출되면서 떨림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는 항히스타민제 처방으로 눈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해 눈꺼풀 떨림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신 교수는 “눈의 피로감이나 전신 피로감 등으로 발생한 눈꺼풀 떨림은 충분히 자고, 원인을 해결하면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며 “하지만 증상이 심해지거나 안면의 다른 근육까지 떨린다면 반측성 안면경련 등 다른 질환을 의심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측성 안면경련은 한 쪽 얼굴에 눈, 볼, 입 등의 떨림과 그 주위로 경련을 동반하는 질환으로 뇌혈관이 안면신경을 눌러 발생한다. 치료는 안면신경을 누르고 있는 혈관을 분리해 혈관과 신경 사이에 의료용 솜인 테프론을 넣어 고정시키는 미세혈관 감압술을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