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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21대 총선에서 여야 거대 양당의 지역구 득표와 의석수를 자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과 통합당은 득표율과 의석수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8% 포인트의 지역구 득표 격차에도 의석수는 사실상 더블스코어다. 이는 승자독식을 근간으로 하는 현행 소선거구제가 가진 치명적 약점이다. 득표율과 의석수와 대체로 비슷했던 20대 총선과 비교하면 결과는 더 극명하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37.0%의 득표로 110석, 새누리당은 38.3%의 득표로 105석을 각각 얻었다. 이마저 새누리당보다 지역구 득표율이 낮았지만 의석수는 5석이 더 많았다.
반면 전체 47석의 비례대표 정당 득표와 의석수는 큰 차이가 없다.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19석(33.8%),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17석(33.4%)를 각각 얻었다.결과적으로 지역구와 비례의석을 합산하면 거대 양당은 67.2%의 득표율로 전체 300석 중 94.3%에 해당하는 283석을 얻었다.
피해는 고스란히 군소정당으로 돌아갔다. 지역구 선거 사표는 물론 비례대표 의석에서도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기대를 걸었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민주당과 통합당의 비례용 위성정당 창당이라는 꼼수로 무력화됐다. 더 큰 문제는 거대 양당이 비례용 위성정당을 별도 교섭단체가 만들 것이라는 우려다. △국고보조금 추가 확보 △21대 국회 원구성 주도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구성 등의 유불리를 둘러싼 당리당략 탓이다.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적 표심에도 아랑곳없이 엿장수 마음대로 하겠다는 후안무치다.
이 때문에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현행 선거제도를 서둘러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헌을 빼고는 모든 것이 가능한 180석 공룡여당인 민주당의 책임감 더 요구되는 대목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만큼 고민이 더 필요한 대목”이라면서도 “21대 국회에서 정치불신을 더 커지지 않도록 민주당이 보다 책임감을 갖고 제도정비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