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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노 기자는 앞서 프랑스 정부 과학자문위원인 감염병 학자 드니 말비 박사가 지난 3월 “한국의 시스템은 극단적으로 사생활 침해적이다. 유럽 차원에서 이 방식을 허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 발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방식을 무지몽매함으로 치부한 프랑스가 마스크 착용이 아무 소용 없으며 대대적 검사도 무용지물이라 주장해 놓고, 이제는 중국에서 마스크 10억개를 받으려 하고 대규모 검사도 공언했다”며 급변한 태도를 지적했다.
또 “당신들이 사생활 침해 운운한 것을 기억하나”라며 프랑스 보건 당국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동제한령을 내린 것을 비판했다.
앞서 한국식 대응을 개인 자유 침해로 치부했지만, 프랑스는 확진자 증가 추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필수적 사유를 제외한 이동·여행 전면 금지, 약국과 식료품점 등 필수 업종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영업 중단 등 국민의 기본권까지 침해하는 조치에 나섰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보건당국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지 못했다며 “오만방자하다”고 아르노 기자는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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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한국은 세계적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예정대로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노 기자는 “민주주의를 위해 비싼 대가를 치르며 싸운 한국이 이제는 전 세계에서 팬데믹에 잘 대처한 모델로 회자하고 있다”며 “지금 한국인들은 오는 15일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프랑스인들이여, 당신들은 (취소된) 그 선거를 기억하는가”라면서 프랑스 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 때문에 취소된 지난달 지방선거 결선투표를 언급했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인 프랑스에서는 한국이 환자 동선공개, 자가격리 등을 통해 대응하는 것을 인권침해로 보는 시각이 두드러졌다. 이후 자국에서도 전 국민 대상 이동제한령이 내릴 만큼 코로나19 확산 저지가 어렵게 되자 이런 비판은 수그러진 상태다.
동선공개는 개인의 자유와 공적 가치가 부딪히기 때문에 신중론은 누구나 수긍할 법하지만, 한국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짙은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프랑스 유력 경제지는 “한국은 개인의 자유를 가벼이 여기고 감시하고 밀고하는 국가”라며 “프랑스는 자유 경시하는 나라들과 다르다”라는 취지의 칼럼이 게재돼 교민들이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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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인 비르지니 프라델 변호사는 “중국 우한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될 위험이 거의 없다”고 한 뒤 불과 두 달 만에 “우리는 코로나19와 전쟁 중”이라는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나왔다면서 프랑스 정부의 안일한 대처과정을 질타했다.
그러던 중, 한국의 감염자 동선 추적과 유사한 방식을 프랑스가 검토하는 것은 반대한다며 “대만과 한국이 추적 장치를 마련한 것은 불행한 결과이며 프랑스 정부는 국민이 이런 상황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두 나라는 개인의 자유 측면에서는 본보기가 되는 국가가 아니고 오히려 최악의 국가”라고 했다.
또 “한국은 감시·고발에 있어 세계 둘째가는 나라로, 수천 명의 한국인이 학원에서 이런 기술을 훈련받고 담배꽁초부터 간음까지 타인을 밀고해 돈을 번다. 다행히 프랑스는 이런 나라들과 다르다. 이들은 개인의 자유를 오래전부터 경시해왔다. 물론 그런 자유가 존재했었더라면 말이다“라고 힐난했다.
이 같은 칼럼에 주프랑스한국대사관은 레제코 측에 항의했고 주프랑스한국문화원장 명의로 반박 기고문을 보내 정식 항의했다.
주프랑스한국대사관은 “프랑스 언론 보도에 일일이 대응하진 않는다”면서도 “다만 해당 글은 프랑스에서 여론의 반향이 거의 없는 내용이지만 왜곡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내 확진자는 현재 13만 명에 육박하며, 사망자는 1만3000명을 넘겼다. 치명률은 우리나라의 5배 넘는 10.6%다. 한국보다 1300만명 정도 많은 프랑스의 인구(6500만)를 고려했을 때 프랑스의 코로나19 대응은 실패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