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지난달 출시한 하나원큐 신용대출은 한달 사이 2200억원 어치가 팔렸다. 하나은행이 은행 거래가 없어도 모바일 화면에서 3분이면 대출 한도와 금리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도와 신용등급을 입력하면 자신에게 맞는 대출 상품을 찾을 수도 있다.
KB금융지주는 국민은행, 국민카드, KB캐피탈, KB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상품 한도와 금리를 한 번에 조회하고, 대출 실행까지 가능한 ‘KB 이지 대출’ 서비스를 내놨다. 대출 희망금액 등을 입력하기만 하면 별도의 서류를 제출할 필요없이 대출가능여부 심사까지 완료된다. 조작이 간단한데다 거의 모든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인 셈이다.
SC제일은행 역시 지난달 말 모바일뱅킹 앱을 개편하면서 통합계좌정보 기능을 탑재했다. 스크래핑(필요한 데이터 추출) 방식을 활용해 다른 은행 계좌까지 한눈에 조회할 수 있게 했다.
모두 한 두번의 터치를 통해 간편하게 대출을 포함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이란 특징이 있다.
은행권이 최근 대출 플랫폼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인터넷은행의 폭발적 성장에 위기감을 느껴서다. 카카오뱅크는 간편한 가입절차와 편리한 서비스를 내세우며 지난 6월 말 현재 약 100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한 두번의 터치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 편의성과 낮은 금리를 앞세워 신용대출 규모만 10조원에 육박한다. 아울러 다양한 금융상품 정보를 보여주고 맞춤형 대출상품까지 추천해주는 핀테크의 등장도 은행권 모바일플랫폼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은행거래를 선호하는 30~40대 젊은 직장인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면 비대면 채널 강화는 불가피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뱅의 성장을 보면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면서 “모바일 사용자 친화적인 플랫폼으로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새 플랫폼을 통해 젊은 층 고객을 끌어들이려 공격적인 비대면 채널 영업에 나서면서 신용대출 금리부담도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5월말 기준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 취급금리는 3.71%로 전월대비 34베이시스포인트(bp) 하락했다. 카카오뱅크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3.44%로 전월대비 26bp 하락했다. 하나원큐 신용대출은 은행에서 제시하는 조건을 맞춘다면 최저 2.7%대의 낮은 금리로 돌을 빌릴 수 있다. 국민은행의 직장인 비대면대출인 KB스타신용대출은 최저 연 3.2% 금리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