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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005300)은 지난 6일 열린 이사회에서 상장 주식을 10분의 1로 액면 분할하기로 의결했다. 이달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안건이 통과하면 5000원이던 액면가는 500원으로 낮아지고 160만원(6일 종가기준)이던 주가는 16만원으로 떨어진다.
액면분할이란 주식 액면가액을 일정 비율로 나누는 것을 말한다. 주가는 낮아지고 주식 수가 늘면서 유동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가격 부담에 접근을 꺼리던 소액투자자도 접근할 수 있어 ‘국민주’ 이미지를 심기에도 적합한 방법이다.
롯데칠성은 1973년 6월 21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45년 넘게 주가 상위 종목을 지키며 황제주 이미지를 굳혀왔다. 그러나 1주당 1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일일거래량(6일 기준)은 1234주에 그치며 유동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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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은 지주사체제 전환으로 그룹 투명성을 강화시키고 각 자회사의 배당 증가, 주식 유동성 보강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액면분할은 신동빈 회장 체제에서 시장 가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의 하나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의 액면분할 결정에 여타 초고가 주식들의 액면 분할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황제주’로서의 가치보다 친(親)주주정책과 주가 부양에 가중치를 두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서다. 롯데칠성이 1위 자리를 내려오면 1주당 100만원대를 유지하는 상장사는 태광산업(003240)과 LG생활건강(051900) 두 곳만이 남게 된다.
일각에서는 액면분할이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없어 액면분할과 주가 상승을 따로 떼서 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액면분할은 주가의 환금성이나 주주친화적인 측면 등을 고려했을 때 분명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면서도 “액면분할은 명목상 변화일 뿐이고 기업의 펀더멘털이나 이익 창출 능력이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가 상승의 주요한 요소로 보기는 어려워 구분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