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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값 급등에 철회된 박원순표 개발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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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18.08.28 06:00:00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제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여의도·용산 개발계획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여의도와 용산을 통합 개발하겠다며 의욕을 보이다가 서울 집값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현실의 한계에 부닥쳐 무릎을 꿇은 것이다. 박 시장이 설익은 개발 정책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보류한 것은 다행이다. 이를 계기로 집값이 안정될지 지켜보고자 한다.

박 시장은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여의도·용산 개발 구상을 밝혔고, 이러한 대규모 개발계획은 가뜩이나 들썩이기 시작한 부동산시장에 기름을 부었다. 국토교통부가 시장 과열을 우려하며 제동을 걸었지만 박 시장은 굽히지 않았다. 오히려 강남북 균형발전을 꾀한다며 강북 경전철 건설 계획까지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서울 집값은 강남북을 가리지 않고 급등함으로써 급기야 아파트가 평당 1억원에 거래되는 경우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여의도·용산 개발이나 강남북 균형발전 구상은 도시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긍정적인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고려하지 않고 정부와 사전 조율도 없이 불쑥 발표한 것은 너무 성급한 조치였다. 집값 안정을 위해 전방위 규제에 나서고 있는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내면서 시장 혼란을 부추겨 집값에 불을 붙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뒤늦게나마 박 시장이 ‘추진 보류’로 궤도를 수정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억지로 밀어붙이려 했다면 부작용만 커질 뻔했다.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면 잘못을 인정하고 거둬들이는 용기도 행정 책임자의 덕목이다. 하지만 섣부른 정책 추진으로 혼란을 야기했고, 이로 인해 부동산 거래 당사자들 사이에 불필요한 희비 관계를 초래했다는 과오는 돌이킬 수 없게 됐다.

시장 혼란이 완전히 가신 것도 아니다.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이 백지화된 게 아니라 주택시장 안정 때까지 일단 보류됐을 뿐이다.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얘기다. 나름대로 정책 당위성을 지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행착오가 되풀이되면 정책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시민 피해가 커지기 마련이다. 앞으로는 면밀한 계획 아래 관련당국과 사전 조율을 거친 숙성된 개발 청사진을 내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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