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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위원장을 태운 베이징발(發) 중국 국제항공 CA981편은 이날 오후 2시께 JFK 공항에 안착했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 일행은 정식 출국장이 아닌 항공기 계류장에서 공항을 빠져나갔다. 미국 국무부가 동원한 경찰차 및 의전 차량이 김 위원장 일행을 태우는 모습이 일부 취재진에 포착됐다. 통상적인 입국 및 세관 심사 등을 모두 생략한 것으로, 사실상 국가 원수급의 ‘의전’을 제공 받은 셈이다. 공항에 나온 북측 관계자는 “미 국무부 측에서 별도로 모시고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경호 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숙소인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 도착한 김 부위원장 일행은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침묵한 채 곧바로 입구를 통해 숙소에 들어갔다.
김 부위원장은 일단 여독을 푼 뒤, 이날 오후 폼페이오 장관과 첫 접촉을 시작한다. 이와 관련,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령과 면담한 후 뉴욕으로 이동해 김 부위원장과 만찬을 할 것”이라며 “내일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 간 정식 회동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2000년 워싱턴D.C를 찾은 조명록 당시 북한군 차수 이후 18년만에 방미(訪美)한 북한 내 최고위급 인사다. 두 사람은 폼페이오 장관이 CIA 국장 시절 때부터 물밑에서 북·미 대화의 물밑접촉을 주도해왔다. 이번 방문 역시 폼페이오 장관의 앞선 두 차례 방북(訪北)에 대한 답방 형식이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회동에서 앞선 북·미 간 실무협상을 모두 종합해 북·미 정상회담의 최종 향배를 결정짓게 된다. 이와 관련, 샌더스 대변인은 “두 사람 간 회동의 초점은 ‘한반도 비핵화’에 맞춰질 것”이라고 했다.
만약 두 사람 간 합의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김 위원장이 워싱턴D.C로 이동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예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정상회담에 앞서 외교장관급 담당자가 방문국을 찾아 사전 입장조율을 거치는 게 관례로 통한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