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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신(新) 한류 열풍이 거세다. 케이(K)팝을 넘어 영화·쇼핑·음식 등 소비 시장까지 확대하는 추세다. 베트남 CGV에서 영화를 보고 주변 한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한 뒤 K마켓에서 한국 식재료를 구입, 집에서는 CJ가 운영하는 홈쇼핑을 통해 원하는 물건을 쉽게 살 수 있게 됐다.
베트남은 동남아의 떠오르는 영화 신흥국으로 CJ의 역할이 크다. 하노이와 호치민 중심으로 빠르게 도시화가 되어가면서 여가를 즐길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늘 부족했는데 CJ CGV가 2011년 베트남에 진출하면서 이를 충족시키고 있다.
CJ CGV베트남 심준범 법인장은 “내수 분위기와 CGV만의 상영 노하우가 맞물리면서 베트남 진출 뒤 매해 관람객 수와 매출액이 두자릿수 이상 성장했다”며 “로비 인테리어나 상영 퀄리티도 한국과 동일하게 도입해 관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와 환경을 제공해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2012년에는 베트남 내 최초로 온라인 예매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베트남 영화 시장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GV베트남 관람객 추이를 보면 2011년 446.7만명에서 2012년 545만명(전년대비 22% 증가), 2013년 601.6만명(10%), 2014년 744.7만명(24%), 2015년 1057만명(42%), 2016년 1363.7만명(29%), 지난해엔 1678.7만명(23%)으로 크게 늘었다. 지금까지 누계 관람객 규모는 약 4500만명. 베트남 인구(9000만명) 약 2명 중 1명이 CGV에서 영화를 본 셈이다.
한국 식품에 대한 인기도 높다. 대기업 주재원들에 따르면 하노이 시내 한식당 손님 5명 중 2명은 현지인이다. 한국의 분당격인 신도심 경남 ‘랜드마크72’ 주변에는 베트남 식당을 찾아보는 게 더 힘들어졌다. 식당 10곳 가운데 8곳이 한식당. 최근 3~4년 사이 이곳에 한국 금융 및 보험사, 일반기업, 서비스업종이 몰리면서 생긴 풍경이다.
한국 식재료를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K마켓도 현지인이 주 고객이다. 현지에서 만난 황덕현 K마켓 사장은 “베트남에 70여개의 직영점이 있다”면서 “한국인이 많은 사는 매장은 고객 80% 이상이 한국인이지만 전체 매장 평균을 따지면 현지인이 절반은 될 정도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TV홈쇼핑 중에선 CJ오쇼핑이 2011년 베트남 기업과 합작해 개국한 SCJ TV 쇼핑이 유일한 라이브 홈쇼핑 채널이다. SCJ(CJ오쇼핑 베트남) 오정훈 법인장은 “현재 하루 8시간, 주말에는 11시간 생방송을 하고 있다. 라이브는 베트남 홈쇼핑 중 SCJ가 유일하다”며 “상품담당 MD 중심으로 소비 트렌드를 점검, 시장조사를 하고 있다. 베트남 홈쇼핑시장의 4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CJ그룹 베트남본부 김중현 부장은 “베트남은 중국·일본과 달리 정치·외교적 리스크가 없고 한국문화에 대해 무척 호의적이어서 기업 활동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대기업 주재원 A씨는 “베트남은 충분히 검증된 시장이라고 봐야 한다. 예측가능한 시장인 만큼 안정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