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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치가 출렁이고 있다. 월가의 경고와 중국 당국의 규제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주말 들어 손실을 회복하는 추세지만 가상화폐의 미래에 대한 시장의 논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4일 하루 1만7999위안(약 312만원)으로 하루 새 28% 하락했다.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비트코인 캐시 같은 다른 가상화폐도 30~50%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 3대 가상화폐 거래소가 이달을 끝으로 거래를 중단키로 한 여파다.
2011년 세계 최초로 탄생한 가상화폐거래소 BTC차이나와 중국 최대 거래소 훠비닷컴, 오케이코인 등 중국 내 3대 거래소는 14일을 전후로 신규 등록과 위안화 충전 업무를 중단키로 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불법성을 이유로 지난 5일 가상화폐공개(ICO, Initial Coin Offering)를 금지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중 당국은 10월18일 개막하는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금융 부문의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여파는 전 세계에 미쳤다. 국내 기준 비트코인 가격도 이달 초 524만원에서 15일 밤 8시30분 기준 331만원까지 떨어졌다. 이달 들어 36% 떨어진 것이다.
하락세가 오래 이어지진 않았다. 비트코인의 가격(국내)은 16일 오후 6시 10분 기준으론 다시 전날보다 21% 오르며 424만원을 회복했다. 하루 만에 월초 기준 손실을 절반 가까이 되찾은 것이다. 대장 코인 격인 비트코인의 상승에 다른 코인 가격도 상승세다. 외국 거래소 역시 비슷한 추세다. 코인게코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초 4863달러(약 550만원)로 출발해 14일 3100달러(351만원)까지 내렸으나 16일 같은 시각 3754달러(425만원)까지 회복했다. 중 당국이 규제한다고 국제 거래 자체가 멈추는 게 아닌데다 코인의 가격을 지탱하는 기업화한 채굴과 비트코인의 가격 급등을 기대하는 투자자의 거래, 이를 부추기는 새 비트코인의 등장(ICO)이 계속 늘고 있는 게 가격을 지탱하는 이유로 해석된다. 비트코인 가격은 비록 9월 들어선 조정을 받고 있지만 올 1~8월엔 네 배 가까이 상승했다.
16일 오후 6시반 기준 전 세계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622억달러(약 70조원)다. 뉴욕 증시 대장주인 애플의 시총 8085억달러의 7.7% 수준이다. 여기에 1100여개까지 늘어난 다른 코인까지 포함하면 가상화폐 투자 규모는 이보다 더 크다. 가상화폐 투자가 올해만 약 180억달러(20조원)가 늘었다는 게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추산이다.
비트코인 투자가 기존 시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쟁도 불붙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은 사기”라며 거품 붕괴 필연론을 내놓은 이후 전 세계 금융 전문가는 잇따라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중 당국에 이어 영국 금융감독청 등도 ICO 규제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세계 IT업계는 가상화폐와 그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의 미래 효용 가치를 거듭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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