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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5월 1일(월) 오전 5시에 이데일리 IB정보 서비스 ‘마켓인’에 표출됐습니다]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화승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의 품에 안긴 지 1년이 됐지만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주요 판매 전략이 혼선을 빚었고 패션업계의 불황까지 겹쳤다. 다만 화승을 인수한 산업은행과 KTB프라이빗에쿼티(PE)는 사전 정리 작업이었을 뿐 올해부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승 인수한 PEF, 시스템 대수술
2013년 이후 국내 토종 브랜드 ‘르까프’를 보유한 화승은 격변의 시기를 겪었다. 화승그룹이 최대주주이던 화승은 2012년까지만해도 5000억원 이상의 매출액, 1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과도한 부채로 재무건전성이 악화하면서 2014년 ㈜경일에게 매각됐다. 이마저도 ㈜경일이 시너지 확보가 녹록지 않자 다시 매물로 나왔고 2015년 말 산은과 KTB PE가 공동 투자한 사모펀드(KDB KTB HS 사모투자합자회사)가 새로운 주인이 됐다.
인수 주체로 나선 사모펀드는 구주매입 및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총 2463억원을 화승에 투자했다. 아디다스와 나이키에 이어 국내 3번째로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어 유통업으로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스포츠 캐쥬얼 브랜드 ‘K-SWISS’와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을 보유하는 등 상품 포트폴리오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산은 관계자는 “르까프 브랜드의 경우 중저가 시장에서 탄탄한 영업망을 갖추고 있고 포트폴리오도 여러 분야에서 구축하고 있다”며 “제조업체가 대주주여서 미비했던 마케팅 등에 효율성을 가미하면 충분히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사모펀드가 화승을 인수한 뒤 중점을 둔 부분은 크게 ‘비효율적 시스템 청산’과 ‘마케팅 강화’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청산하기 위해 본사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사모펀드 인수 전 화승은 점포별 재고현황도 제대로 파악이 돼 있지 않아 악성재고가 많은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전 점포를 실사했고 올 한해 기존 재고자산을 팔아치우는 데에 주력했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점포도 정리해 전체 점포의 약 5%를 구조조정했다.
화승은 신상운 전 파슬코리아 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이랜드에서 오랜기간 경력을 쌓아 유통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리바이스와 시계브랜드까지 여러 분야에 대한 경험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모펀드의 투자자금 중 부채상환 등에 사용되고 난 나머지 자금은 마케팅에 주력할 수 있는 ‘실탄’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신 대표의 취임 후 행보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다. 실제 화승은 원활한 마케팅을 위해 조만간 외부업체에 컨설팅을 의뢰할 계획이다.
매출·영업익 감소…현금흐름 플러스 전환 고무적
지난해 화승의 표면적 실적을 보면 변화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전년에 비해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다. 화승의 지난해 매출액은 3013억원으로 전년(3047억원) 대비 소폭 줄었고 영업손실은 38억원에서 19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대해 화승은 실적 악화는 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는 설명이다. 산은 관계자는 “재고의 경우 원가보다 낮게 파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손실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재고로 묶여 있는 자산을 빨리 팔아 현금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런 작업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1년 이후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지난해(8억4400만원) 6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현금흐름이 중요한 유통업 특성상 고무적인 성과라는 평가다.
산은과 KTB PE는 지난해 비효율적인 면을 걷어내는 작업을 바탕으로 올해엔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의류업계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하반기 마케팅에 집중할 방침이다. 화승 관계자는 “올해 매출은 3000억원대, 영업이익은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며 “일단 1분기까지는 우리가 계획한 만큼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