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재건축·재개발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건설사들도 사업성이 검증된 재건축·재개발 단지 시공권 수주에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이날 열린 광천동 재개발 수주전에도 대림산업·롯데건설·현대산업개발·금호산업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사업단’과 쌍용건설·한진중공업으로 이뤄진 ‘퍼스트 사업단’ 등 2개 컨소시엄이 양자 대결을 펼쳤다. 최종 결과는 프리미엄 사업단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대형 건설사 6곳이 광주에 집결한 것만으로도 큰 관심사였다.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에 몰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정부가 지난해 대규모 택지 공급시스템인 택지개발 촉진법을 폐지하고 오는 2017년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대규모 공공택지 지정을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주택 수요에 비해 택지 공급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는 주택시장 호조세를 힘입어 시공사를 선정하는 사업장이 부쩍 많아졌다”며 “건설사들도 앞으로 공공주택용지가 크게 감소할 것을 대비해 재정비사업으로 대거 몰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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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형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분야 수주금액은 19조원에 육박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순위 10위권 내 대형 건설사의 재건축·재개발사업 수주액은 이달 9일 기준 18조 8825억원으로 지난해(11조 5502억원)보다 7조원 이상 늘었다.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건설사는 GS건설이다. 이 회사는 올해 25개의 재정비 사업장을 확보, 총 7조 5005억원치를 수주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지난해 실적(2조 2250억원)보다 무려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서울·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분양 사업성을 판단해 수주한 결과 7조원을 돌파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재개발·재건축 물량에 집중해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도 지난해 2조 3498억원에 이어 올해 2조 7211억원의 재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냈고, 연말까지 추가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도 지난해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은 2조 4421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고, 롯데건설은 작년(1조 2078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2조 347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던 기업들도 내년에는 재건축·재개발 시공권 확보에 힘쓸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올해 사업을 따낸 것은 없지만, 도시정비사업 전담팀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 ‘서초무지개 아파트’ 재건축 수주전 후끈
올해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올해 재정비시장 대어로 꼽히는 서올 서초구 서초동 서초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사업이 남아 있다. 현재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서초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 격돌한다. 무지개 아파트는 용적률 299.85%를 적용받아 지하 3층~지상 35층 9개동, 148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총 공사비만 3780억원이다.
두 건설사는 오는 19일 조합원 총회 투표를 앞두고 현재 치열한 마케팅전을 펼치고 있다. GS건설은 2012년 서초 무지개 아파트와 인접한 서초 우성3차 재건축 시공권 선정에서 삼성물산에 3표 차로 석패한 것을 이번 기회에 설욕하겠다는 태세다. 이 회사는 특화 및 차별화 내역서에 581억원을 명시했다. 이는 특화 전략으로 사용되는 금액으로 △실리콘 페인트 및 알루미늄 판넬 적용 등 외관에 130억원 △광폭 주차장 건설 150억원 △음식물 처리시설 81억원 △커뮤니티 시설 67억원 등으로 세분화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올해 (GS건설이) 재개발·재건축사업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업계 1위의 저력을 보여 주겠다”고 자신했다.
삼성물산도 서초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 수주에 총력을 쏟고 있다. 서초 우성3차 재건축과 지난 10월 신반포3차 통합 재건축 시공권을 거머쥔 자신감을 바탕으로 강남 재건축사업 강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겠다는 각오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강남권에서 ‘래미안’의 입지는 탄탄하다”며 “이번에도 고급 브랜드 아파트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시공권을 따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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