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직급에 계약직 직원이 급격히 늘면서 대리급 이하 일반 행원 수는 제자리걸음인 데다, 임원 수는 되레 줄면서 과장에서 부장까지 간부(책임자)사원만 적체되고 있다.
전체 은행 직원 대비 간부사원 비율은 2명 중 1명꼴이며, 실제 승진이 이뤄지지 않는 계약직을 제외할 경우 비율은 더 높아져서 10명 중 6명에 달했다.
은행별로 보면 씨티은행이 71.1%로 가장 높고 하나은행은 45.5%로 최하위를 나타냈다.
24일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SC은행, 씨티은행 등 국내 8대 시중은행의 임직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과장부터 부장까지 ‘책임자’ 직원의 비중이 9월말 현재 51.4%에 달했다. 2명 중 1명이 간부사원인 셈이다.
8대 은행의 총 임직원수는 8만7902명으로 2008년 말 8만1226명 대비 5년간 8.2%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계약직(파견직 포함)은 8363명에서 1만3527명으로 61.7%나 급증했다.
이로 인해 계약직과 업무가 중첩되는 신입부터 대리까지 일반 행원 수는 2만8100명에서 2만8921명으로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또 임원 수는 345명에서 274명으로 되레 20.6%나 감소, 간부급 직원 층에서 인사 적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은행 남자 직원의 근속연수가 17.7년에 달하는 등 일반기업에 비해 크게 긴 점도 중간관리자 층을 두텁게 하는 요인이다.
CEO스코어 측은 이 같은 ‘항아리형’ 인력 구조는 은행의 인력운용을 어렵게 하고, 인건비 부담을 높이는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기간 8대 은행의 임직원수 증가율은 8.2%에 불과한데 비해, 총 인건비는 2008년 6746억 원에서 2012년 8611억 원으로 27.6%나 늘었다.
실제 승진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계약직 직원을 제외할 경우 책임자 급 비중은 더 높아져서 무려 61.0%에 달한다. 10명중 6명이 간부사원인 셈이다.
◇씨티은행 간부직원 비율 가장 높아…하나은행이 가장 낮아
은행별로는 계약직을 제외할 경우 씨티은행의 간부 직원 비율이 71.1%로 가장 높았다. 2008년 60.4%에서 10.7%포인트나 높아졌다. 10명중 7명이 간부사원이다.
이어 국민은행도 70.3%를 기록했다. 2008년 64.2%에서 6.0%포인트 상승했다.
외환은행과 SC은행도 69.6%, 68.6%로 70%대에 육박했다.
반면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은 간부사원 비중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간부사원 비중이 가장 낮은 은행은 하나은행으로 45.5%에 머물렀다.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2008년부터 간부사원 비율을 전체 임직원의 절반 이하로 유지해오고 있다.
이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55.3% 56.1%로 50%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