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28일 달러-원 환율은 1110원 대에서 등락을 보일 전망이다.
유로존 불안감이 다시 재점화하고 있다. 이탈리아 제 3정당인 오성운동이 베르사니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과의 협상 이후에 연립정부 구성을 끝내 거부하며 정국 불안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가뜩이나 키프로스 구제금융을 둘러싸고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유로존에 또 하나 악재가 생긴 것이다. 여기에 키프로스가 28일 은행 영업 재개를 앞두고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자본 통제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유로존 불확실성이 우리 외환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지만 달러 매도 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며 유럽 경기도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유로존 경기 신뢰지수가 넉 달만에 하락했고 영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로 확정됐다.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양적완화를 끝낼 것인가를 놓고 이견을 표출하고 있지만, 당분간 유지 기조를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도 하루 만에 다시 혼조세를 보이며 주춤거렸다. 2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33.49포인트, 0.23% 하락한 1만4526.16으로 장을 마감했다.
국내 지정학적 우려도 여전하다. 전날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진돗개 경보가 발령된데다 북한이 군 통신망을 차단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시장 참가자들도 이런 대치상황에 주목하면서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환율이 떨어지는 것은 막을 전망이다.
수급적으로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관건이다. 월말을 맞아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상단을 누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최근에는 월말이라고 해서 예전처럼 네고물량이 확 늘지는 않겠지만, 시장의 방향을 움직일 강력한 재료가 없는 터라 네고 물량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증시에서 외국인 움직임도 변수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매물이 나온다면 환율을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2.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0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1.60원)보다 0.9원 하락한 셈이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12.5원과 1115.5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달러-엔 환율은 전일 서울환시 마감 무렵의 94.76엔에서 94.34엔으로 하락했고, 유로-달러 환율은 1.2777달러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