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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11]`쫓고 쫓기고`..엇갈리는 韓·中·日 위상

김정남 기자I 2011.09.05 08:38:24

中 업체들 TV 디자인 눈에 띄게 `성장`
가격경쟁력 내세울 경우 판도변화 가능성
日 업체들 점점 하락세

[베를린=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안윤순 삼성전자(005930) 상무는 3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1`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TV 하드웨어 기술력은 빠르면 6개월, 늦어도 1년 안에는 쫓아온다"며 "점진적으로 소프트웨어 기반에서 차별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두고 하는 얘기였다.

이날 기자가 찾은 중국의 TV 제조업체 하이센스의 부스에는 삼성전자와 유사한 스마트TV 로고가 걸려있었다. 관계자에게 시연을 부탁했더니, 동작인식게임을 보여줬다. 더 스마트한 기능이 없느냐고 묻자 "스마트TV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는 답이 돌아왔다.

하이얼이 내놓은 `안드로이드TV` 역시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CES 2011` 때의 수준을 벗지 못한 모습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하이얼 관계자는 "선도업체들 만큼의 애플리케이션을 구비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창홍의 부스에서는 다양한 3D TV를 만날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셔터안경식 3D TV에는 삼성전자의 디자인을, 필름패턴 편광안경식(FPR) 3D TV에는 LG전자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꼈다는 점이었다. 특히 4개의 금속재질 다리로 구성된 `쿼드 스탠드` 디자인은 삼성전자의 것과 거의 똑같았다.

다만 업계의 관계자들은 중국의 가격경쟁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업계 한 고위임원은 "중국의 제품은 비싸봐야 국내 제품의 70% 수준이다. 사실상 반값으로 보면 된다"며 "TV를 두고 시청의 기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과연 중국 저가제품의 유혹을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임원은 "삼성전자가 소니를 꺾었던 전략이 현재 중국의 전략과 다를 것이 없다"는 냉정한 진단을 내놨다. 기술의 성숙도뿐만 아니라 가격도 엄연히 전략의 일환이라는 얘기다.

이 임원이 거론했던 `왕년의 제국` 소니는 점점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삼성전자에게 완전히 자리를 빼앗겼음은 물론 중국에도 추월당할 처지에 놓였다. 소니는 TV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실제 IFA 전시회 내 소니 부스에서는 TV 신제품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태블릿PC 등에 주력의 위치를 내준 모습이었다. 국내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소니에게 TV는 `자존심`과도 같았지만, 이젠 더 이상 수익 사업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파나소닉 역시 올해 초 CES 때와 별반 다를 것 없는 3D TV 제품 라인업을 구성했다.

그나마 무안경식 3D TV 제품을 내놓은 도시바 정도를 주목할 만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업계의 부정적인 평가를 들어야했다. "3D TV 시대는 아직 멀었다", "다소 무모하다" 등의 반응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전 세계 TV 시장을 휩쓸었던 일본업체들이 쓸쓸히 몰락하는 모습을 확인했다"며 "아직은 어설프지만 중국업체들의 성장세는 놀랍다. 올해 초 CES 때보다 TV 디자인이 훨씬 나아졌다"고 평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066570)가 각각 스마트, 3D 등으로 TV업계를 주도하고 있지만, 언제 또 고꾸라질지 모른다"며 "일본 전자업계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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