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두고 하는 얘기였다.
이날 기자가 찾은 중국의 TV 제조업체 하이센스의 부스에는 삼성전자와 유사한 스마트TV 로고가 걸려있었다. 관계자에게 시연을 부탁했더니, 동작인식게임을 보여줬다. 더 스마트한 기능이 없느냐고 묻자 "스마트TV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는 답이 돌아왔다.
하이얼이 내놓은 `안드로이드TV` 역시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CES 2011` 때의 수준을 벗지 못한 모습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하이얼 관계자는 "선도업체들 만큼의 애플리케이션을 구비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창홍의 부스에서는 다양한 3D TV를 만날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셔터안경식 3D TV에는 삼성전자의 디자인을, 필름패턴 편광안경식(FPR) 3D TV에는 LG전자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꼈다는 점이었다. 특히 4개의 금속재질 다리로 구성된 `쿼드 스탠드` 디자인은 삼성전자의 것과 거의 똑같았다.
다만 업계의 관계자들은 중국의 가격경쟁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업계 한 고위임원은 "중국의 제품은 비싸봐야 국내 제품의 70% 수준이다. 사실상 반값으로 보면 된다"며 "TV를 두고 시청의 기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과연 중국 저가제품의 유혹을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임원은 "삼성전자가 소니를 꺾었던 전략이 현재 중국의 전략과 다를 것이 없다"는 냉정한 진단을 내놨다. 기술의 성숙도뿐만 아니라 가격도 엄연히 전략의 일환이라는 얘기다.
이 임원이 거론했던 `왕년의 제국` 소니는 점점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삼성전자에게 완전히 자리를 빼앗겼음은 물론 중국에도 추월당할 처지에 놓였다. 소니는 TV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실제 IFA 전시회 내 소니 부스에서는 TV 신제품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태블릿PC 등에 주력의 위치를 내준 모습이었다. 국내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소니에게 TV는 `자존심`과도 같았지만, 이젠 더 이상 수익 사업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파나소닉 역시 올해 초 CES 때와 별반 다를 것 없는 3D TV 제품 라인업을 구성했다.
그나마 무안경식 3D TV 제품을 내놓은 도시바 정도를 주목할 만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업계의 부정적인 평가를 들어야했다. "3D TV 시대는 아직 멀었다", "다소 무모하다" 등의 반응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전 세계 TV 시장을 휩쓸었던 일본업체들이 쓸쓸히 몰락하는 모습을 확인했다"며 "아직은 어설프지만 중국업체들의 성장세는 놀랍다. 올해 초 CES 때보다 TV 디자인이 훨씬 나아졌다"고 평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066570)가 각각 스마트, 3D 등으로 TV업계를 주도하고 있지만, 언제 또 고꾸라질지 모른다"며 "일본 전자업계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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