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기자] 3분기에 서프라이징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지만 앞으로 실적 둔화가 우려되는 LG전자(066570)에 대해 외국계증권사들이 눈높이를 낮추기 시작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와 노무라, JP모간 등 다수의 외국계증권사들이 LG전자의 4분기와 내년도 실적 전망치를 낮추면서 일부는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작업에 나섰다.
이날 맥쿼리는 LG전자의 3분기 실적이 좋았지만 4분기 일시적으로 이익이 악화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상회`로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17만5000원에서 16만원으로 낮췄다.
맥쿼리는 "LG전자의 3분기 실적은 우리 전망치나 시장 컨센서스보다 더 좋았지만 4분기 가이던스는 좋지 않았다"며 "4분기 휴대폰과 평판 TV 판매경쟁이 강화되고 연구개발과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면서 이익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IR에서 질문은 주로 스마트폰 개발과 휴대폰 판매가격 하락, 환율, 4분기 가이던스에 집중됐다"며 이에 따른 이익 전망 하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LG전자가 작년 4분기처럼 이익이 줄었다가 내년 상반기에 다시 정상 수익성을 회귀할 것"이라며 주가 약세에 맞춰 주식을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추천했다.
노무라증권은 LG전자에 대해 더 부정적이었다. 3분기 이익이 서프라이즈 수준인 만큼 LG전자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3만6000원을 각각 유지하면서도 내년 성장에 대해 몇가지 불안감을 제기했다.
노무라는 "LG전자의 주요 사업부문에 대해 더 많은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며 "내년 성장 타깃은 휴대폰과 TV 판매 증대인데 전략과 제품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공격적으로 보였지만 분명한 전략적 방향성이나 경쟁적인 제품 라인업이 없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마케팅 비용만 높이고 수익성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LG전자의 내년 TV사업 판매목표는 전년대비 47% 증가로 공격적인데 LED TV가 없어 제품 라인업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의 가격 정책은 과도해 보일 정도로 수익성이 낮아졌는데 현재 40%가 유럽에 의존하는데 미국시장에서의 매출 증대 없이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휴대폰도 제품 라인업에서 어려움이 있다"며 "하이엔드에서 스마트폰 모델이 없다는 점이 문제인데 미드와 로우엔드에서는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간증권 역시 LG전자의 이익 악화가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는 더 이어질 것이라며 투자의견 `비중축소`와 목표주가 11만5000원을 각각 유지했다.
JP모간은 "시장에서 이미 LG전자 경영진의 신중한 가이던스에 맞춰 4분기 이익 추정치가 낮아지고 있지만 우리는 시장 기대치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마진 축소가 본격화되고 있는 듯한데 이 추세는 내년 1분기까지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4분기부터 판관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부품가격 상승과 그에 따른 세트 메이커들의 마진 악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LG디스플레이로부터의 이익 기여가 줄어들 것이고 환율 하락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내년도 LG전자 이익은 올해보다 16% 줄어들 것으로 봤다.
반면 도이치뱅크는 LG전자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6만원을 각각 유지하면서 4분기 실적 둔화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고 있고 오히려 중국에서의 3세대폰 수혜가 기대된다며 다소 엇갈린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도이치는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략적으로 연구개발비와 마케팅 비용을 늘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인데 이는 장기적으로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나마도 4분기 실적 악화 우려는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에 다시 영업마진 정상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봤다.
도이치는 "특히 휴대폰에서 중국 3세대 시장 성장 모멘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는 이 시기는 내년초가 될 것"이라며 "3세대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중국에서의 하이엔드폰 비중도 늘어날 것이며 이 경우 LG전자는 판매가격 상승과 마진 확대 등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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