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종수기자] 올 하반기 우리경제는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소위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됐다.
17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하반기 경제, 어떻게 되나'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는 98년 하반기 이후 가장 높은 5~6%대의 증가율을 나타내고, 이로 인해 소비 및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성장률은 3%대에 머물 것으로 관측됐다.
연구원은 하반기 경제전망이 국제유가의 향방에 따라 예상보다 더 비관적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국제유가는 예상을 훨씬 넘어 배럴당 150달러를 향해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집값 하락세도 커다란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3월말 현재 약 605조 원으로 GDP의 약 70%에 이르고 있으며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약 53%에 달한다.
이에따라 '집값 하락→주택담보대출 부실→금융기관 부실→신용경색→경기침체'의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금과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에는 물가안정이 해법"이라며 "총수요를 증대하려는 경기 부양정책은 국내 물가상승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당국은 환율의 안정적 운용, 금리동결 등을 통해 정부의 물가안정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고 이를 시장에 각인시켜야 한다"며 "경제주체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는 상생의 분위기도 조성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민간부문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선 규제개혁과 공기업 민영화를 적극 추진해야 하며 노조 등 이익집단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