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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부 브리핑)MVP 거머쥔 물방망이 김재현

손희동 기자I 2007.10.30 08:25:42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코스피가 또 한번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던 29일. 이날은 한국시리즈의 마지막 경기가 열린 날이기도 했다.

SK와이번즈가 두산베이스를 누르고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이날, MVP의 영광을 차지한 사람은 SK의 김재현 선수였다. 그는 이번 한국시리즈 매 고비때마다 적시타를 터뜨려 SK를 우승으로 이끌어 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사실 올 한해 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였다.

김재현의 올해 타율은 1할대, 홈런은 5개에 불과했다. 타격부진에 2번이나 2군에 내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이승엽이 일본에서 때려낸 홈런의 6분의 1밖에 안된다. 하지만 그는 MVP로 올 한해를 마감했다.

전날 코스피는 어떤가. 올 한해 주목받지 못했던, 시즌 초반 잠시 반짝하고 사라졌던 스타들이 다시 부활한 하루였다.

기존 주도주라 불렸던 중국관련주가 아닌 IT와 은행, 자동차 등 그동안 소외됐던 종목들이 코스피 사상최고치 경신을 만들어 냈다.

삼성전자(005930)가 2.4% 오르며 시총 80조를 회복, 체면을 살렸고 LG전자와 LG필립스LCD도 4%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하이닉스가 좀 부진하긴 했지만, 지난주 상한가를 쳤던 것에 비하면 깎아내릴 수만도 없는 일.

은행도 마찬가지다. 서브프라임 이후 상승장에서 장기 소외됐던 은행들도 어제는 신한지주, 하나금융, 국민은행 등등 하나같이 타석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한 방을 휘둘러 댔다.

시장 반응도 고무적이다. 지난주 까지만 해도 기술적 반등에 불과할 것이라던 평가도 차츰 호의적으로 바뀌고 있다.

송경근 동부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존재하는 IT, 은행 및 자동차 관련주로의 관심이 중국 관련주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나라 삼성증권 연구원도 "대표적 수출기업인 IT, 자동차 업종이 밸류에이션 매력을 이유로 두드러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달러/원 환율의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임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들 업종의 상승세가 밸류에이션 매력에 의한 것임을 들어 100%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도 개진되고 있다. 아직은 기존 주도주에 대한 믿음이 더 필요하다는 것.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전기전자 업종의 상승은 사도 손해 볼 여지가 작다는 안정성이 부각된 것"이라며 "후보선수는 잠시일 뿐, 결국 게임은 주전선수가 이끌어 갈 것"이라고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애써 폄하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주도주의 교체가 아닌 주도주의 확산 차원으로, 중국 수혜주 중심의 장세에서, 증시의 저변을 넓힌다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무게중심은 여전히 기존 주도주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다만 기존 소외주의 밸류에이션 자체가 워낙 낮은 수준까지 하락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씩 사서 묻어둔다는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도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간밤 뉴욕증시도 금리인하 기대감에 또 한번 랠리를 펼쳤다. 다우존스 지수는 또 다시 1만4000선에 바짝 다가간 상태다. 시장은 이미 오는 31일에 있을 FOMC 회의에서의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이미 연방기금 금리선물은 이 확률을 100% 반영해 움직이고 있다.

계속되는 소외주의 반란과 가만히 있지 않을 주도주의 분발이 기대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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