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요사키의 재테크 훈수] 식어가는 시장에서 돈 벌기

조선일보 기자I 2006.07.14 08:13:23

과열 되었을때 뛰어드는 건 아마추어
진정한 프로는 침체기에 먹잇감 사냥

[조선일보 제공] 미국 전역에서 부동산 압류가 시작됐다고 한다. 부동산 구매를 위해 지나치게 돈을 빌렸던 이들이 원리금을 갚기 위해 기를 쓰고 있다. 그런데도 신규 주택, 특히 아파트 시장에는 공급이 넘쳐나고 있다. 이런 경우 가장 곤란을 겪는 사람들은 단기간에 부동산을 싸게 사서 비싸게 되팔고자 했던 플리퍼(flipper)족이다. 그들은 어딘가에 자신의 부동산을 사 줄만한 바보들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거금을 투자해 부동산을 구매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난 2000년쯤 닷컴 버블이 한창일 때 초보자들이 증시에 몰려들었던 것과 비슷한 일이 부동산 시장에서 벌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나는 머지않아 어쩔 수 없이 부동산을 싼 값에 처분하는 사람들이 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달 돈을 먹이로 주는 투자자산은 ‘악어’와 같다. 매달 그 자산에 먹이를 주지 못한다면 오히려 악어는 주인을 잡아먹을 것이다.

나는 투기꾼에 가까운 부동산 투자자를 알고 있다. 그는 세 채의 집을 가지고 있는 플리퍼족이다. 그러나 그는 너무 높은 가격에 집을 사는 바람에 지금은 매달 7500달러를 이자로 내고 있다. 그는 자신의 한 달 수입보다 많은 이자 비용을 치르기 위해 저축해둔 돈까지 쓰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제 부동산시장이 침체기로 들어섰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오히려 프로에게는 좋은 시장이 오는 것이다. 아마추어가 부동산 전문가가 되어 가격 흥정을 할 때가 좋지 않은 때이며, 그동안 아마추어들은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집값을 너무 올려 놓았다. 그러나 파티에 너무 늦게 도착한 아마추어는 마침내 자기 돈을 프로에게 바치고야 만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지금은 ‘프로의 시대’라는 것이다. 시장이 과열되었을 때 뛰어드는 것은 아마추어고, 시장의 열기가 식었을 때 들어가는 것이 프로라는 이야기다.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과열되었을 때는 심각한 결정을 할 때가 아니다. 과열장에서는 좀 미련해 보일지라도 현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시장이 식고 매도자가 겸손해지기 시작하면 여유 있게 더 좋은 조건으로 거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허기 때문에 너무 많이 먹지는 마라. 내 생각에 여전히 나쁜 뉴스가 오고 있다. 그 뉴스는 채권시장에서 올 것이다. 나는 우리의 채무를 샀던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의 채권 자산에 대해 더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해외 은행들이 미국 정부의 이자지불 능력에 의심을 가질지도 모른다. 만약 투자자들이 미국 정부채권의 매수를 멈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자율은 더 오르게 되고 집값 하락은 가속화될지도 모른다. 때를 기다리고 부동산에 주시하다가 악어에게 먹히고 있는 매도자를 찾는다면 지갑을 열어라.

몇 년 전, 나는 플리퍼족에게 부동산에서 현금을 빼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투자방향을 전환할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들로부터 오히려 비난의 메일을 받았다. 그들은 내가 나쁜 뉴스를 퍼뜨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진정한 투자자에게는 좋은 뉴스를, 아마추어인 악어 주인에게는 나쁜 뉴스를 퍼뜨렸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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