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KIET, 3억불 그린론 EOD 위기서 기사회생…올해는 ‘글쎄’

이건엄 기자I 2025.03.13 09:10:00

SKEIT, IFC로부터 빌린 대출금 재무비율 미충족
IFC 등 대주단과 협의 통해 미준수 사유 면제
전기차 캐즘 장기화에 재무요건 충족 어려울 듯
차입부담 확대에 신용등급 하향…불안감 고조
“대주단과 지속 협의…재무상태 문제 없어”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이하 SKIET)가 기한이익상실(EOD)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SKIET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정체)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기존에 발행한 3억 달러(한화 약4356억원) 규모의 외화 차입금 재무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대주단으로부터 적용 유예(Waiver, 웨이버)를 받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전기차 캐즘 장기화와 재무건전성 악화 등을 고려했을 때 SKIET의 EOD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규모 적자에 EBITDA 요건 미충족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IET는 지난 1월 재무요건을 미충족한 3억 달러(한화 약 4300억원) 규모의 외화 차입금에 대해 대주단으로부터 일회성의 웨이버 공문을 받고 차입약정 미준수 사유를 면제받았다.

해당 차입금은 SKIET가 지난 2023년 세계은행그룹 산하 국제금융기구인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구축 중인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생산 공장 증설을 위한 투자를 위해 차입한 ‘그린론(Green Loan)’이다.

그린론은 친환경 프로젝트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대출로, 재생에너지, 탄소 감축, 친환경 인프라 구축 등에 활용된다. 대출 자금의 사용 목적과 환경적 효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국제적인 그린론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3억 달러 중 2억 달러는 IFC 자체 자금이고 1억 달러는 민간 은행 참여를 통해 조달했다. 당시 SKIET는 국내 제조업 회사 중 해외 자회사에 IFC의 공적 자금을 받은 최초 사례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SKIET는 순차입금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율과 EBITDA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캐즘에 따른 대규모 손실이 원인으로 SKIET는 지난해 연결기준 291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 영향으로 EBITDA는 마이너스(-) 1346억원을 기록했다.

웨이버는 계약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해도 일시적으로 적용 유예를 해주는 것을 말한다. 최근 이차전지와 석유화학, 건설업 등 업황 부진을 겪는 기업들의 재무 지표가 악화하면서 대주단으로부터 웨이버를 받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업황 둔화 심화에 건전성 회복 요원

문제는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하면서 SKIET가 EOD 불확실성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 수요 회복 지연에 따른 현금창출력 둔화와 재무건전성 악화가 심화하면서 IFC를 비롯한 대주단이 요구하는 재무요건을 충족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1월 펴낸 ‘전기차·배터리 산업의 주요 이슈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환경 규제 등이 완화되고 화재 등 안전 문제가 비용으로 작용해 배터리 전기차 수요는 기존 전망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2030년 순수 전기차 판매량이 전체 자동차 판매 중 35%를 차지하고 이에 맞춰 배터리 수요도 연평균 30% 내외의 성장을 할 것이란 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산업연구원 측 설명이다.

이미 SKIET는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면서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등 불안한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034950)는 지난해 12월 SKIET의 신용등급을 기존 ‘A‘’ 유지하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실제 SKIET의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41.2%로 전년 말 34.7% 대비 6.5%포인트(p) 상승했다. SKIET의 차입금은 같은 기간 1조4157억원에서 1조7087억원으로 20.7% 늘었다.

실질적 차입 부담을 나타내는 순차입금도 증가세다. 적자와 지속된 투자로 현금성자산은 감소한 반면 차입금은 늘면서 부담을 키웠다. SKIET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비율은 61.6%로 전년 말 36.4% 대비 25.2%p 상승했다. 통상 순차입금비율은 20%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5383억원에서 2763억원으로 48.7% 줄었다.

당시 한기평은 “폴란드 3, 4공장 잔여 투자에 약 1000억원의 지출이 계획돼 있고 기존 설비 유지보수 관련 경상적 투자부담도 내재하여 외부차입에 의존적인 자금 대응이 지속되고 차입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SKIET는 IFC에서 차입한 그린론이 공적자금 성격에 가까운 만큼 EOD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SKIET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캐즘과 전방산업 부진으로 인해 차입 당시 약정된 일부 재무비율을 준수하지 못하게 됐다”며 “이에 따라 대주단과 협의를 거쳐 적용 유예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도 대주단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며 “현금성자산과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없는 만큼 필요시 추가 차입도 가능한 안정적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