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난 호텔서 보낸 마지막 문자 "죽을 거 같아...사랑해"

홍수현 기자I 2024.08.26 07:01:06

가족에 마지막 문자 남겨
빠르게 답신했지만 목소리 듣지 못해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불이 나서 죽을 것 같아. 엄마 아빠 모두 미안하고 사랑해.”

문자를 본 어머니는 아들에 일찍 와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아들은 영영 답이 없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2일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친 경기 부천 호텔 화재에서 희생자 A씨(25)가 사망 전 어머니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다.

대학 재학 중인 A씨는 이날 7층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화재 당시 불이 나고 15분 뒤인 오후 7시 49분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라고 문자를 보냈다. 2분 뒤인 7시 51분에는 ‘나 모텔 불이 나서 죽을 거 같아’라며 위급한 상황을 알렸다. 이어 7시 57분에는 ‘엄마 아빠 OO(동생 이름) 모두 미안하고 사랑해’라며 마지막 문자를 보냈다.

8시 1분에 아들의 문자를 본 A씨의 어머니는 곧바로 아들에게 전화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한다. 오후 8시 2분 ‘아들 어디야’, 오후 8시 25분 ‘일찍 와’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아들은 답이 없었다.

A씨 어머니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자를 확인하고 아들한테 계속 연락했는데 끝내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며 가슴을 쳤다. 이어 “아들이 떠난 다음 날이 내 생일”이라며 “생일을 아들 장례식장에서 보낼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눈물을 흘렸다.

A씨 유족들은 화재 초기 소방 당국의 대응에 불만을 제기했다.

소방 선착대가 화재 사고 당일 오후 7시 43분에 호텔에 도착했고, 14분 뒤인 오후 7시 57분까지도 A씨가 가족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유 등에서다. 유족들은 구조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졌다면 A씨가 살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A씨를 포함해 부천 호텔 화재 사고 희생자 7명의 발인은 26일까지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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