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투자에 거액의 자금을 쏟은 기관투자자(LP)들이 최근 부동산 운용사에서 보고받는 상황이다.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에서 해외부동산 투자를 담당하던 인력들이 구조조정 및 통폐합으로 맡은 딜에서 손을 놓고 떠나면서 리스크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평가다. 현지 상황을 제때 보고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리파이낸싱 및 대출 만기 연장 대응이 미흡한 사례가 속출해 사후관리에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 그 많던 부동산 IB는 다 어디로 갔나...리스크 관리 ‘구멍’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해외부동산펀드 설정액 규모는 지난해 연말 77조2768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설정액은 급감했지만, 투자 만기가 도래했어도 청산에 실패해 만기를 연장하는 건이 적지 않아 설정액 규모는 크게 변동이 없는 추세라는 평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나간 이후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 속에 해외 상업용부동산(CRE) 투자가 유행처럼 번졌다. 투자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국내 IB는 미국 유럽 시장으로 나가서 A급·B급 할 것 없이 오피스 물건을 쓸어담아 국내로 끌어왔다.
해외부동산 딜이 급증하는 만큼, 국내 IB도 빠르게 덩치를 키우기 시작했다.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내에 글로벌 투자 1파트, 2파트 등 해외부동산 딜을 다루는 조직과 인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그동안 우후죽순 늘어났던 대체투자 전담 조직 및 관련 인력들이 고금리로 인한 시장 조정기에 접어들자 속속 감축됐다는 점이다. 해외부동산 관련 부서가 통폐합되고 인력이 줄어들면서 딜 담당자가 여러차례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은 모양새다. 담당자별로 관리해야 할 딜이 늘어 대응력이 크게 나빠진 건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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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 전문 A운용사가 관리 중이던 미국의 한 오피스는 숱한 담당자 변경 끝에 해외 은행과 제대로 협상하지 못해 만기 연장에 실패했다. 특히 A운용사에서 국내에 총액인수해 왔던 해외 딜이 적지 않았던 고위 임원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관리공백이 생긴 투자건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LP 관계자는 “원래도 인력 이탈이 잦은 곳이었지만 해외 딜 중점 관리하던 인사가 나가버리면서 아주 엉망이 됐다”며 “해외은행이 통보한 내용을 한참 뒤에야 알고 보고해오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밖에도 기존 관리 인력 이탈로 사후관리에 난항을 겪는 사례는 적지 않다.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글로벌 제약회사인 노바티스 본사 건물을 매입해 온 인마크자산운용도 만기 및 리파이낸싱을 앞두고 인력 이탈로 현지 소통에 크게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