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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실험 쥐로 살아, 내가 반사회적?” 법정 선 30대의 반문

송혜수 기자I 2023.03.16 07:35:22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산책하고 있던 일면식 없는 커플을 살해하려 한 30대에게 검찰이 2심에서도 중형을 구형했다.

기사와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15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김형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37)씨의 살인미수 등 사건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9월 26일 오후 11시 40분께 강원 속초시 영랑호 산책로에서 산책하고 있던 일면식 없는 20대 남녀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공판에서 A씨의 변호인은 A씨가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치료에 협조하겠다고 다짐한 점,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들어 선처를 구했다.

그러나 A씨는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 ‘30년 동안 실험 쥐로 살았고, 그 사실을 알게 돼 화가 나서 살인미수 범행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선처를 구하는 변호인과 사뭇 다른 태도를 보였다.

또 그는 자신의 범행을 ‘반사회적’이라고 지적한 1심 재판부 판단에 “그런 사실이 반사회적인 건지, 그런 얘기를 한 제가 반사회적인 건지 헷갈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임상실험이 당사자 동의 없이 몰래 이뤄지는지 궁금하다’라거나 ‘국가가 모든 전자통신장비를 완벽히 감시 감청 통제하는 게 적법한지 궁금하다’ ‘(내가) 머물렀던 시설에 고문 시스템이 완비되어 있는데 근거 규정이 있나’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A씨는 이번 사건 외에도 영랑호 산책로에서 시민을 폭행하고 출동한 경찰에 욕설한 혐의와 미국에서 귀국한 뒤 코로나19 격리시설에서 생활하던 중 경찰관을 때린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씨 측이 심신미약을 주장해 국립법무병원에서 정신감정을 받은 결과 편집성 성격장애가 범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앞서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속초지원은 “공공장소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는 사회적으로 큰 불안감을 일으키므로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내렸다.

항소심 선고공판은 다음 달 1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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