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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서 4년째 중식당을 운영하는 최남수(40)씨는 “업종 특성상 화기를 많이 쓰고 겨울철이라 난방을 틀다보니 가게 난방비가 작년 이맘쯤 70만원 정도였는데 지난달에는 100만원이 나왔고 전기·가스 다 합치면 거의 200만원 수준”이라며 “채소 등 요리 재룟값도 최근 특히 오르길래 이유를 물으니 재배 농가에서도 난방비 부담이 늘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최씨는 매장 운영과 원재료 등 생산 원가가 올랐어도 손님과 매출이 줄어들 걱정에 메뉴 가격을 쉽게 못 올린다고도 했다.
카페와 술집들도 매한가지다. 매년 큰 폭으로 오르는 인건비와 월세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아르바이트생 등 직원을 줄이고 매장 운영시간을 단축하는 ‘허리띠 졸라매기’식으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서 비(非)프랜차이즈 개인 카페를 차린 정모(55)씨는 “매장이 10평 남짓으로 크진 않지만 언제 손님들이 오가고 머물지 모르니까 적정 온도로 냉·난방을 항상 틀어놔야 한다”면서 “난방비 줄여보려고 가스 대신 냉온풍기를 장만했는데 지난 12월 전기요금만 평소보다 10만원 가까이 더 나온 50만원 넘게 나왔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1월은 한파로 특히 추워 난방을 평소보다 더 했지만 손님이 줄어 매출도 줄었는데, 전기요금은 이달부터 확 뛴다고 하니 벌써부터 고지서 받아들기가 무섭다”면서 “아르바이트 쓰기도 부담스러워 혼자 하는데 겨울에는 가게 문을 조금 늦게 열고 일찍 닫는 게 비용 절감 측면에서 차라리 낫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전기와 냉난방 사용이 많은 헬스장과 PC방 등 스포츠·오락서비스업종 역시 이렇다 할 대책도 없이 ‘공과금 폭탄’에 무방비 상태로 몰리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10년째 헬스장을 운영하는 남모(43)씨는 최근 난방과 전기요금이 체감상 1년 전보다 약 100만원이나 올랐다고 했다. 남씨는 “겨울에 한 달 공과금이 250만원 정도 하던게 최근에는 350만원까지 나오더라”며 “금액 보고 놀랐지만 코로나19 유행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떨어진 회원수와 매출을 계속 끌어올리는 활동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관리비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의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처럼, 다양한 자영업자 중 소득이 적고 영세한 1~2분위를 차등적으로 지원하는 방법을 강구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전기·가스요금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어 정부의 일시적 지원보다 장기적으로 생산 단가가 낮은 원자력 발전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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