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원인과 결과 사이에는 많은 것들이 생략돼 있다고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발목 염좌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다가 만성적인 불안정증으로 발전되고 이로 인해 약해진 인대가 다시금 염좌를 일으키면서 연골이 손상되어 훗날 발목 관절염이라는 결과로 나타나는 케이스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이미 시간이 지난 후다. 발목 염좌를 방치했던 사람이 발목 관절염이 발생했다고 해서 제때 치료할 것이라고 생각하긴 힘들다. 그런데 발목 관절염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연골은 회복되지 않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관절염은 이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발목 연골의 두께는 1㎜ 정도로 아주 얇다. 그래서 한번 손상되면 진행이 빨리 된다. 발목에 지속적인 통증과 부종 등 불편함이 있고,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압통이 있으며, 발목 관절의 움직이는 정도가 감소 됐을 때 발목 연골 손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연골이 되돌릴 수 없을만큼 손상되었을 때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물론 최근 인공관절치환술이 발달해 치료가 가능하지만 자기 연골이 완전 사라진 상태에서 큰 수술을 통해 인공관절을 사용하는 것은 아무래도 탐탁치 않은 일이다.
박의현 병원장은 “관절염 1~3기까지는 본인 관절을 살릴 수 있다. 연골이 손상된 정도가 약하면 재활 치료를 한다. 그러나 연골 손상 정도가 심하면 연골재생술을 시행한다. 내시경으로 찢어진 연골 밑에 골수를 자극해 골수 줄기세포를 분비시켜 연골이 재생되게 하는 미세천공술이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간단하지만, 수술 성공률이 70~80%이고 재생 연골이 원래 연골에 비해 약하다는 것이 한계”라고 설명했다.
박 병원장은 이어 “최근에는 골반에서 골수를 채취한 뒤 골수 줄기세포를 분리하고, 골수 줄기세포를 콜라겐과 섞어서 연골 손상 부위에 덮어주는 줄기세포 연골재생술도 도입되었는데 성공률이 90%로 미세천공술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상태가 조금 더 안좋은 경우 절골술을 병행해야 할 수도 있다. 박 원장은 “3기정도 되면 틀어진 관절의 정렬을 바로 잡고 체중 부하 위치를 옮겨 연골이 닳는 것을 막은 뒤 뼈에 금을 내서 각도를 다시 맞춰 고정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면서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수술의 난이도와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으니 약을 먹고 참기보다는 병원에서 전문가와 치료법을 의논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