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등 기후 악화로 작황이 부진하면서 추석 차례상에 오르는 채소와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여기에 초강력 태풍 ‘힌남노’까지 북상하면서 농산물값 관리에 초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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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류 물가는 올해 2월부터 4월까지는 안정적이었다. 전년동월대비 △ 2월 -8.3% △ 3월 -10.4% △ 4월 -5.4% 등의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5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더니 7월에는 25.9%, 8월에는 27.9%나 급등했다.
채소 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달 전국의 폭염과 함께 수도권·강원·충청 지역 폭우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후 조건이 좋지 않아 농작물 수급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자영업자들은 농산물 가격에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배추 가격 미쳤습니다. 한 망에 3만 원..생전 처음 보는 가격이에요”, “아무리 추석이 껴 있다지만..너무 복합적이에요. 역대 최대물가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배추 1 망, 무 1박스 샀는데 6만 원 나왔습니다. 태풍 지나면 더 오를 텐데 대체 장사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등의 글을 남기며 걱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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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용 과일 역시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선물세트용 사과로 쓰이는 홍로(상품·10㎏)의 평균 도매가는 지난 5일 기준 5만 3820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만 5070에 비해 19.4%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2일 소비자물가 동향 브리핑에서 “채소 가격이 상당히, 20%대 이상 올랐다”며 “지난달에 기온도 예년보다 매우 높았고 비도 많이, 그리고 자주 왔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밥상물가 안정을 위해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비축 농산물 공급량을 늘리고 할당관세 적용 품목을 확대하는 내용의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지만 그럼에도 물가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이달 채소가격 전망도 불투명하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 1360원을 돌파하는 등 고환율에 따른 수입 물가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