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우크라이나 리스크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전쟁이 글로벌 증시 약세의 본질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에 대해 계속해서 방어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14일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과거 사례를 보면 전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다”면서 “미국 등 다국적국이 참여한 걸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보더라도 글로벌 증시는 해당 이슈에 개의치 않았다”고 짚었다.
시장이 흔들린 이유로는 전쟁 이면에 존재하는 인플레이션과 긴축 강화 가능성에 있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일례로 국제유가는 지난주 배럴당 93.1달러를 기록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서구권이 러시아에 각종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란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글로벌 증시를 강타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미국은 1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7.5%를 기록했고 그 중 가솔린을 비롯한 에너지 항목의 기여도는 2%포인트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추후 원유 공급에 어려움이 발생하면 물가 상승세가 좀 더 지속되는 건 안 봐도 뻔한 사실”이라면서 “물가 상승은 긴축 강화라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봤다. 이번 사태 이후 연준의 3월 5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금리 인상 확률도 급등했다고 강조했다.
시장 대응에 있어서는 방어적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전략으로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는 퀄리티 주식에 대한 비중 확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도 봤다.
그는 “비용을 잘 통제함과 동시에 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우는 게 3월까지의 시장 전략에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물가와 금리가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므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거나 이익 가시성이 없는 업종은 피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존과 마찬가지로 반도체와 하드웨어, 은행 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