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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남은 대선에 등장한 '소고기 법카', 요동치는 민심[국회기자24시]

박기주 기자I 2022.02.05 09:15:00

이재명 배우자 김혜경, 공무원 사적 유용 및 법인카드 논란
논란에 불 붙인 ''소고기 법인카드''…李 부부, 연일 사과
심상찮은 여론 추이…與 텃밭 호남도 ''흔들''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번 20대 대선이 거대 양당 후보의 초접전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정치권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알고 계실 겁니다. 당사자들 역시 행보 한 걸음 한 걸음을 살얼음판 걷듯 조심스럽게 내딛고 있죠.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눈을 질끈 감을 만한 악재가 나오고 말았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를 둘러싼 ‘황제 의전’, ‘소고기 법인카드’ 논란인데요. 그동안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에 대해 ‘영부인의 자격’을 거론하며 비판을 이어가던 민주당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226개 기초지자체 공약을 소개하는 ‘우리동네공약’ 언박싱데이 종료 후 부인 김혜경 씨 관련 과잉 의전 논란과 관련해 “국민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사진=뉴스1)
◇‘황제 의전’, ‘소고기 법카’…비상 걸린 이재명號

김씨가 경기도 공무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꽤 오랜 기간 제기됐던 의혹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언론 보도를 통해 경기도 총무과에 있던 배모씨가 공무원 A씨에게 김씨의 약 대리 처방·수령과 음식 배달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습니다.

배씨는 오랜 기간 김씨와 인연을 맺은 인물인데요.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근무할 당시 ‘외국인 의전’을 위해 비서실에 특별 채용된 후 이 후보가 경기지사로 당선되자 경기도청으로 함께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씨가 김씨를 보좌하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성남시의회에서도 관련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가진 배씨가 김씨의 의전을 위해 갑질을 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죠. 배씨는 논란이 제기된 후 “누구도 시키지 않았다”며 스스로 한 일이라고 강조했지만 연일 석연치 않은 정황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소고기 법인카드’는 대중들에게 매우 직관적으로 와 닿는 논란이었습니다. 배씨가 A씨에게 개인카드로 소고기를 구매해 김씨 자택에 전달하도록 하고, 이후 해당 결제를 취소, 경기도 법인카드로 재결제하도록 한 정황이 나온 것이죠. 법인카드 사용지침에 어긋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법정 공휴일 혹은 주말 등)에 A씨에게 소고기를 개인카드로 구매하도록 하고, 나중에 회식인 것처럼 다시 꾸민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지점입니다.

설 명절을 지나며 여론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민주당에선 즉각 진화에 나섰습니다. 김씨는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다”라며 사과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공무원 사적 유용을 의식한 듯 “그러나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죠.

이 후보도 설 명절 직후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규정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튿날에도 “면목이 없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습니다.

(자료= KSOI)
◇李-尹, 뒤바뀐 지지율…민주당 텃밭 호남도 ‘흔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민심은 다소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의 의뢰로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를 보면 윤 후보가 45.7%의 지지율로 이 후보(40.0%)를 오차범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 3.1%포인트) 내에서 앞섰습니다.

직전 조사에서 두 후보가 각각 37.8%, 42.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한 달 만에 분위기가 급반전 한 것이죠. 특히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라고 볼 수 있는 광주·전라 지역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2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해 압승을 거둬야 하는 지역이지만, 과거 대선의 득표율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KSOI 측도 “설 연휴 기간 불거진 ‘과잉 의전’ 논란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계속해서 진행될 예정인 TV토론과 지방 일정에 더해 배우자 문제의 수습까지, 한 달 남은 대선 레이스 기간 이재명 후보에게 주어진 숙제가 될 전망입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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