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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한 곳마다 대박"...'미다스'의 손 유한양행의 비결

송영두 기자I 2021.10.26 07:24:19

유한양행, 7년간 바이오벤처 약 2000억 투자
투자유형, 후보물질서 플랫폼 기술 기업으로 변화
투자 성과도 대박, 에이프릴바이오 5370억 기술수출
지아이이노베이션, 2조3000억 기술수출 성과
아임뉴런은 BBB 플랫폼 기술로 주목
오픈이노베이션, 신약 성공률 11%→34% 증가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유한양행이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위해 구사하고 있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열매를 맺고 있다. 국산 신약 탄생은 물론 손을 대는 곳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가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있다. 더욱이 유한양행이 투자한 바이오 벤처들이 플랫폼 기술로 추가 기술수출도 추진하고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유한양행(000100)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오픈이노베이션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지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계열사 외 외부 기업에 투자한 사례는 31건, 약 2010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제넥신(095700)(200억원), 이뮨온시아(약 118억원), 메디오젠(230억원), 소렌토테라퓨틱스(120억원), 지아이이노베이션(16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족집게 선구안...손 대면 ‘대박’

유한양행이 바이오 벤처 등 외부기업 투자를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부터다. 초기에는 단순 유망 후보물질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면 최근 5~6년 동안에는 유망 후보물질과 함께 플랫폼 기술을 중시하는 투자 유형이 나타나고 있다. △제넥신-네오이뮨텍(지속형 플랫폼 hyFc) △지아이이노베이션(이중융합단백질 플랫폼 GI-SMART) △에이프릴바이오(약물 반감기 지속형 플랫폼 SAFA) 등이다.

특히 플랫폼 기술 투자는 손대는 곳마다 소위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 15일 덴마크 제약사 룬드백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APB-A1’을 약 537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190억원에 임상개발 및 허가 등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로 최대 5180억원을 받는 계약이다. 이와 별도로 임상 1상 시료 생산비용 43억원도 받게 된다.

유한양행은 단순 투자가 아닌 경영참여를 위해 지난해 30억원을 투자해 에이프릴바이오 지분 4.89%를 확보했다. 특히 올해 3월에는 100억원을 추가 출자해 지분 13.76%를 확보, 2대 주주로 등재됐다. 유한양행은 “에이프릴바이오가 보유한 독자적 플랫폼 SAFA 기술 우수성인 인정돼 이를 활용한 공동연구를 더욱 가속화하기로 했다”며 추가 지분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SAFA 플랫폼 기술은 인체 내 약물의 반감기(약효)를 증대시키고, 유용한 재조합 항체 의약품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이중융합단백질 후보물질을 발굴해 효과적으로 생산세포주까지 생산이 가능한 고효율 스크리닝 플랫폼 ‘GI-SMART’를 통해 조 단위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면역항암제 GI-101을 지난 2019년 중국 심시어에 9000억원 규모에 기술수출했다. 2020년에는 유한양행이 1조4000억원을 주고 알레르기 신약 GI-301을 직접 도입했다. 유한양행은 2019년 60억원을 투자한 후 올해 3월 1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지분 3.9%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제넥신도 올해 초 인도네시아 KG바이오와 1조2000억원 규모 코로나19 치료제와 면역항암제를 기술수출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 소렌토 테라퓨틱스와 유한양행이 함께 설립한 바이오벤처 이뮨온시아는 면역항암제 IMC-002를 중국 3D메디슨에 약 54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2016년 투자한 제노스코로부터 이전받은 폐암 후보물질은 국산 신약 렉라자로 개발돼 유한양행의 핵심 제품으로 성장했다.

◇유한과 시너지 최우선, 연구소 전체가 분석

유한양행의 높은 오픈이노베이션 적중률은 회사와의 시너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준형 유한양행 R&D 전략팀장은 “우리(유한양행)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이나 플랫폼 기술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 회사를 방문해 관련 연구 데이터를 직접 눈으로 보고 가능성을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 데이터 분석이나 평가는 한 부서에서만 담당하는 게 아니라 실무, 전략 등 모든 부서 전문가들이 모여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다보니 소수가 리뷰했을 때 보다 효율이 좋다”며 “우리와 함께 원팀으로 하고자 하는 투자회사의 마인드도 꼼꼼하게 들여다봤다. 우리를 믿지 못하면 결국 서로 윈윈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유한양행 측은 신약개발에 있어 플랫폼 기술이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신약개발은 초기 타깃과 플랫폼 기술 보유 유무가 중요하다”며 “회사는 초기임상과 플랫폼 기술에 집중해 오픈이노베이션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독 개발시 신약 성공률은 11%에 불과하지만 오픈이노베이션을 하면 성공확률은 34%까지 증가한다”며 “오픈이노베이션은 신약개발 실패확률을 줄이고 성공확률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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