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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VC 업계에 따르면 스캐터랩은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를 다수 출시하면서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65억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감성 AI 스타트업’이라는 콘셉트와 스캐터랩의 기술력이 투자업계에서도 인정받은 셈이다.
지난 2015년에는 KTB네트워크와 일본 VC인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3억원을 유치했다. 이후 2018년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엔씨소프트, 코그니티브인베스트먼트, ES인베스터 등 다양한 업체로부터 50억원을 추가로 유치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이 밖에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도 민간펀드를 통해 스캐터랩에 베팅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벤처투자는 모태펀드를 통해 다양한 출자펀드를 조성해 유망한 중소·벤처기업에 투자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다만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직접 투자한 것은 아니고 한국벤처투자에서 출자한 민간 펀드가 자체적으로 투자 판단을 해 민간 기업에 투자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투자 내역은 말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례 없던 리스크…“일단 지켜봐야”
업계에선 투자기업의 오너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는 이른바 ‘오너리스크’는 종종 볼 수 있었지만 신기술 영역인 AI 윤리 문제는 예상 범위 밖의 리스크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때문에 자금을 쏴준 입장에서도 이미 진행된 투자와 관련해 당장 판단을 내리고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투자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사태로 문제가 생겼을 때 투자를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계약서에 깔아두긴 한다”면서도 “이번 사태 같은 케이스에 그런 계약 조항을 적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다만 해외에선 이미 수년 전부터 AI가 개발 과정에서 인종과 성별 등 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편견을 학습하고 재생산하는 문제점이 지적돼 온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스캐터랩에 투자한 한 VC 관계자는 “일단은 이루다가 서비스를 중단한 만큼 상황을 좀 더 모니터링하고 지켜볼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