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한미동맹과 한반도 안보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 국방부차관 중심으로 ‘전략TF(가칭)’를 가동해 오면서 나름대로 분석하면서 대비해 오고 있다”며 “오늘 국방부 장관도 이른 시간에 출근해 한미동맹 현안 관련 동향 보고를 받는 등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역시 선거 전부터 바이든 진영과 민주당 주요 인사들과 여러 차례 직·간접적으로 소통해왔으며 앞으로도 이런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미국 방문으로 대선 이후 미국 동향을 파악할 좋은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미 대선 상황으로 미국 방문 시기나 대상 등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었는데, 조만간 가닥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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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인은 동맹 현안을 거래의 대상으로 접근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동맹 및 파트너와 공조를 통한 글로벌 리더십 회복을 주창했다. 이 때문에 현재 2만85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주한미군 규모에는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전략적 유연성’ 원칙에 따라 주한미군 병력 규모를 일부 조정할 가능성은 있다. 지난 10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 병력의 현 수준 유지’ 문구가 빠진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에 대해 “미국 정부가 국방부에 보다 융통성 있는 해외 주둔 미군의 기조를 가져야 한다는 지침이 있었다”고 설명한바 있다. 주한미군을 유사시 분쟁 지역 등으로 신속히 투입하는 등 더이상 ‘붙박이 군’으로 운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장기간 교착 상태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SMA 협상을 지난해 9월 시작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요구로 지금까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는 지난 3월 전년도 분담금 1조389억원에서 13%가량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간 트럼프식 일방주의로 소원해진 동맹 관계의 회복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합리적인 수준에서 타결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작권 전환 문제도 주목되는 분야다. 우리 정부는 전작권 전환을 위한 3가지 조건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평가와 검증 방식이 포괄적이어서 명확하게 재정립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최근들어 전작권 전환이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강조하며 전작권 협상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던게 사실이다. 이수훈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전작권 전환 문제에 대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논리를 고수하는 한편, 정치적 고려는 배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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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 접근법 역시 180도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 대선을 앞둔 마지막 TV토론에서 김정한 북한 국무위원장을 ‘불량배’로 표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정당화해줬다고 비난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북한의 핵 능력 축소에 동의한다면 만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북한의 주장을 어떻게 조율해 합의점을 이르게 할지는 우리 정부의 숙제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 기본적인 소통조차 쉽지 않아 북미 모두 한국의 중재 역할을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에 따라 북한과의 관계를 재설정해왔다. 오바마 정부 당시 ‘전략적 인내’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까지 개최하며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할 때 중국은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된 지금은 북한과의 관계를 과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운 미중 관계를 모색할 경우, 대북 정책 역시 바뀔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은 양자 협상보다 다자주의를 선호한다는 측면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이 6자나 5자 회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의 대북정책 역시 정세 변화 속에서 새로운 방향 설정을 검토해야 할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