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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3법 쇼크..전세급등 품귀 현실화

김용운 기자I 2020.07.31 05:00:00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점차 전세가 사라지고 법에 따라 임대료 상승률이 정해지는 등 주택 임대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주택임대차 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한 임대차 3법 가운데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임시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르면 3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서울 강남 세곡동의 한 부동산중개소 사무실 앞에 ‘전월세’를 구한다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다(사진=김용운 기자)
임대차 3법 시행이 현실화 하면서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전세시장에서 전세 품귀 현상과 함께 전셋갑 급등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4% 올라 57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상승폭 역시 지난 주 0.12%보다 커졌다. 전셋값 상승과 더불어 전세 품귀 현상도 가속화 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들어 준전세(반전세)와 월세 거래건수가 전달 1655건에서 2444건으로 늘어났다. 집주인들이 전세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세입자들이 반전세와 월세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임대차 3법 중 나머지 하나인 전월세신고제 역시 다음 달 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가 유력시되면서 임대차 3법은 주택임대차 시장에 본격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임대차 3법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대선 당시부터 내세웠던 대표적인 부동산 공약이었다. 정부와 여당이 도입을 서둘러 온 대표적인 부동산 정책 중 하나다. 전월세 시장에서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의 불합리한 관행과 인위적인 임대료 인상 등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개정안 통과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거대여당’의 힘을 앞세워 상임위 내 야당과 논의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해 논란이 됐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월세 상한제의 경우 세입자를 보호할 수 있지만 단기간에 임대료가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임대인(집주인)들의 반발과 임대사업 포기로 중장기적으로 전세 공급이 줄어드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임시국회 시작과 함께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속전속결로 임대차 3법이 통과되면서 법안 자체가 졸속으로 시행될 우려도 커졌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전세가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고 법에 의해 임대료 인상 등이 결정되면서 관행적으로 운영되던 전월세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며 “다만 시행 이후 부작용들이 나올 수 있어 여러 보완책이 다시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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