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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4주년 맞은 현대상사..정몽혁 회장의 ‘틈새공략’ 통했다

김영수 기자I 2020.05.11 05:46:37

외형 감소불구 리스크관리·틈새시장공략..올 1분기 영업이익 급증
정 회장, 수익성 위주 수주 주문 주효..차별화된 경영전략 돋보여
투르크메니스탄 버스 400대 계약..리비아와도 트럭 공급 논의
日 태양광 사업 활발..7월 1일자로 물류 사업부 독립법인 출범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올해로 홀로서기에 나선지 4주년을 맞은 현대종합상사(011760)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는 매출 중심의 외형성장보다는 실질적인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주문한 정몽혁(사진) 회장의 틈새시장 공략 전략과 리스크 관리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2016년 3월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분리된 현대종합상사의 올 1분기 실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올 1분기(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19% 감소한 9218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5.2% 증가한 142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분기와 비교해보면 매출액은 2.7%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116.5% 급증했다.

재계에서는 외형감소에도 불구하고 내실강화를 앞세운 차별화된 정몽혁 회장의 경영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정 회장은 최근까지 줄곧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한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임직원들을 독려해왔다

정 회장은 올해 초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외형보다 내실이 더 중요하고 본질적”이라며 “이익을 기반으로 한 영업 원칙이 전 사업에서 예외 없이 관철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아이템도, 시장도, 비즈니스 모델도, 작더라도 오래가는 사업(에 공을 들이고) 시간을 들여 땅을 일구고 씨를 뿌려 열매를 맺는 마음가짐으로 사업에 임해야 한다”며 “점증하는 세계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종합상사는 2008년 한국기업 중 처음으로 투르크메니스탄에 버스 530대에 이어 이듬해인 2009년에는 택시 300대, 2012년에는 버스 200대, 2016년에는 버스 500대를 공급한 바 있다.(사진=현대종합상사)
틈새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종합상사의 향후 전망도 밝다. 우선 지난 3월 투르크메니스탄 교통청과 현대자동차와 27인승 대형버스 400대 공급계약 체결은 올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계약규모는 6000만달러(721억원) 정도로, 오는 10월께 납품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전기버스 100대를 추가공급하는 것도 협의 중이다.

리비아 정부와도 1500~2000대 가량의 소상공인용 마이티 트럭 공급을 논의중으로 실제 납품이 성사될 경우 3000만달러(365억원)가량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사업분야 개척을 위해 미래에 투자하는 것도 주목된다. 현대종합상사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해 9월 일본 시즈오카현 시즈오카시에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한데 이어 오는 6월말 오카야마현 미마사키시에 2호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7개의 태양광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가 지난해 9월 일본 시즈오카현 시즈오카시에 준공한 태양광 발전소 전경. (사진=현대종합상사)
해외 물류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오는 7월 1일자로 현 물류 사업부를 독립법인(가칭 ‘현대네비스’)으로 출범시킬 예정이다. 상사 내 물류 사업부는 그동안 철강·차량소재 등 사내 일감을 받아 물류 수요를 담당해왔다. 미국, 독일에 이어 지난해에는 중국, 베트남 등에 물류 사업을 위한 법인을 설립한 현대종합상사는 앞으로 독립법인 출범을 계기로 상당한 수익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물류 사업부는 독립 사업을 영위할 만큼 자생력을 갖췄다는 판단에 분사를 결정한 것”이라며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이후에는 물류 아웃소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수익을 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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