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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당이 180석(비례대표 포함)을 얻으면서 독식 구조가 돼 사실상 야당의 견제가 어려워졌다. 표도 동서로 양분되면서 지역갈등 구조도 더 심화됐다. 여당과 제1야당이 총 300석의 94%인 283석을 싹쓸이하면서 20대 총선보다 소수 정당도 줄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소선거구제가 원내 1당에 유리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제1야당에 가장 유리하다”며 “소선거구제의 가장 큰 특징은 정권 교체가 빠르다는 점이다. 원내 2당인 제1야당이 원내 3·4당 등 소수정당의 표를 이전받아서 제1야당이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1998년 소선거구제를 도입한 이후 야당이 빨리 성장해서 10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며 “선진국에서도 이런 사례는 없었다. 소선구제라는 제도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악용한 위성정당이 매개체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도 좋은 소리 듣지 못할 것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악용한 위성정당을 매개로 해 소선거구제의 부작용을 도드라지게 했기 때문”이라며 “순수 소선거구제였다면 이런 결과까지는 안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과 통합당이 위성정당으로 얻은 표는 각각 17석, 19석 총 36석으로 비례대표 전체 의석 47석의 76.6%를 차지한다.
박 대표는 근본적인 원인인 정치권이 각성해 바뀌지 않는 이상 제도 변경만으로 정치의 질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는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면 정치권에서 이를 또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군소 정당이 난립해 정치 혼란과 더불어 정권 교체도 더딜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