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나가시마 오사무(사진) 사쿠라부동산 대표는 인구감소로 오히려 도심 집중현상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곳은 계속 가격이 오르고 그렇지 못한 지역은 주택가격이 하락하거나 심지어는 공동화 현상으로 인해 주택이 아예자산으로써 가치를 상실한 지역이 나오는 등 일본의 부동산 시장이 ‘3극화’(3極化)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전체 인구는 줄고 있지만 도쿄는 인구는 물론, 세대 수도 늘어나고 있다.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많고 임금 수준이 높은 도쿄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도쿄일극(一極)’ 집중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해 인구를 분산하려고 하지만, 이같은 흐름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2020년 1월 기준 도쿄의 인구는 1395만명으로 2016년 1월(1353만명) 대비 42만명 늘어났다.
도심 집중이 과거에 비해 얼마나 심화했는 지 수치로 알 수 있는 현상이 ‘7분의 법칙’이다. 이 법칙은 역에서 도보로 7분 이상 떨어진 지역은주택 가치가 급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나가시마 대표가 역에서 1분 멀어질 때 도쿄 도심 7개구(치요다구·중앙구·미나토구·시부야구·신주쿠구·메구로구·시나가와구)의 중고맨션 평균계약단가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분석한 결과, 그 하락 폭은 2013년 3.3㎡(1평)당 8000엔에서 2018년 5월 기준 1만 8000엔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방 크기가 절반으로 줄어들더라도 교통이 편리하고 도시 기능이 집중된 도심지역을 선호하는 1~2인 세대의 젊은층이 늘면서 이들을 타깃으로 한 임대주택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아이가 있는 부부들은 쾌적한 생활환경을 누릴 수 있는 신축 주택이 주로 위치한 교외지역을 선호한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도쿄 23구에서 35~39세 가구는 5년 연속 유출, 40~44세 가구도 4년 연속 유출이 이뤄지고 있다. 도쿄의 맨션 가격이 상승하고 1채당 면적은 좁아지면서 도쿄에서는 아이를 키우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부모들이 도심지역으로의 접근성은 양호하면서도 생활 환경이 쾌적한 수도권(치바현, 사이타마현, 가나가와현)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어서다.
반면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지 않고, 신축 주택도 들어서지 않은 지역은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나가시마 대표는 이런 곳에 위치한 집을 상속받은 후손들은 빈 집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나가시마 대표는 “돌아갈 생각이 없으면 팔 수 있을 때 팔라고 조언하고 있다”며 “인구감소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재고 주택의 명암은 더욱 분명하게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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