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이상해 보이지만 전혀 이상하지 않은 다양한 가족 이야기를 이데일리가 연속 기획으로 게재합니다. 혈연가족이 아니면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뀌기를 기대합니다. ‘이상한 가족’ 기획시리즈에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립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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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지만 혼자가 아닌 쉐어하우스…5년새 26배 급증
쉐어하우스, 이른바 공유주택을 찾는 나홀로 세대가 해마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쉐어하우스란 거실과 주방 등 공용공간은 함께 쓰되 방은 개인별로 사용하는 공동 주택을 말한다. 과거 1인가구의 주된 주거공간이던 원룸과 임대료는 비슷하거나 혹은 더 저렴하지만 좁은 원룸이 아닌 개인 공간을 갖는 동시에 거실과 주방 등을 공유할 수 있어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같은 공간을 쓰는 사람들간의 교류를 통한 정서적 안전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취미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이거나,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쉐어하우스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쉐어하우스 전문 플랫폼이자 창업컨설팅 전문기업 셰어킴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입점된 쉐어하우스 침대 개수는 총 3777개로 상반기 대비 77% 증가했다. 쉐어하우스 입주자 수가 증가하면서 침대 개수도 증가한 셈이다. 서울 소재 쉐어하우스의 평균 보증금 및 임대료는 각각 138만원, 42만원으로 서울지역 평균 원룸 보증금(500만원)보다 저렴하다.
또다른 쉐어하우스 플랫폼 컴앤스테이가 자체 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을 통해 운영 중인 쉐어하우스 489개를 분석한 결과 2013년 19곳이던 쉐어하우스는 2017년 489곳으로 26배 늘었다.
비혼주의자인 대학생 심미섭씨는 “결혼이 아닌 다른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어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20대 초반의 주변 친구들은 보면 좁은 원룸에서 혼자 사는 것보단 거실이 있는 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은 욕구가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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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부터 부담 배달업체·소상공인까지 참여…핫한 공유주방
1인가구 증가에 따른 배달음식 시장 확대는 공유주방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공유주방은 1980년대 미국에서 처음 나온 개념으로 주방 설비 기기가 갖춰진 공간을 대여하는 서비스다. 개인과 음식배달업체, 외식창업자 등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선도시장인 미국에서는 2013년 130여개였던 공유주방이 3년새 50% 이상 늘어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최근 국내에서도 온라인·모바일 기반의 배달전문업체, 외식업 창업이 크게 늘면서 각광받고 있다.
공유주방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창업비용을 확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월 사용료만 내면 식음료(Food & Beverage)와 외식업 창업을 하더라도 비싼 임대료와 주방설비 부담을 줄일 수 있어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음식점업 최초 창업비용이 1억원 내외인데 반해 공유주방을 통해 창업하면 1000만원 미만의 비용으로 성공 가능성을 실험할 수 있다.
기존 사업자들도 속속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세계 최대 차량 공유업체 우버 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은 지난해말 한국에서 공유주방 사업 진출 방안을 발표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첫 공유주방 ‘클라우드 키친’을 만든 이후 두번째 거점으로 한국을 선택한 것이다.
롯데그룹 역시 공유주방 스타트업 ‘위쿡’에 15억원을 투자하고 롯데그룹의 핵심 유통·식품사들과 제품개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하기로 했다. 이진성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는 “공유주방 사업은 F&B 산업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앞으로 성장이 더 기대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