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갈아 널뛰는 경협주와 방산주…묻지마 투자 주의보

김성훈 기자I 2019.03.07 05:30:00

경협주 ''하노이쇼크'' 급락에 방산주 급등
한쪽 오르면 한쪽 내리는 시소게임 치열
개인거래에 신용융자 증가세…피해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 정상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네가 내려야 내가 오른다.”

최근 온탕과 냉탕을 번갈아 오가는 남북경협주(株)와 방산주의 분위기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지난달 28일 예상치 못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남북경협주가 급락한 틈을 타 방산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서다. 경협주가 오르면 방산주가 내리고 반대로 방산주가 오르면 경협주가 내리는 시소게임이 한층 뚜렷해진 것이다. 분위기에 휩쓸려 주가 추이가 널을 뛰는 종목 특성상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 수혜주로 꼽히는 한창은 전 거래일보다 6.91% 하락한 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6.6% 급등하며 국내 증시 ‘손바뀜 1위’를 차지한 지 하루 만에 급락하며 된서리를 맞았다. 이밖에 아난티(025980), 일신석재(007110), 현대엘리베이(017800), 남광토건(001260), 용평리조트(070960), 경농(002100), 일성건설(013360) 등 남북경협주들이 3~6% 하락했다.

반면 전자전장비 제조업체이자 대표적인 방위산업주로 꼽히는 빅텍(065450)은 8.72% 상승한 2930원에 마감하면서 2거래일 연속 하락장을 털어냈다. 포메탈(119500), 풍산(103140), 휴니드(005870) 등 방산주들도 상승 마감하면서 분위기를 이어갔다. 방산주에 온기가 들면 경협주에 살얼음이 끼거나 그 반대의 상황이 뚜렷해진 것이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두 테마주의 대치국면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달 28일 2차 북미회담 결렬 소식 이후다. 북미 정상회담에 열기를 더하던 남북경협주가 일제히 급락한 사이 방산주가 급등 가도를 달리면서 명암이 짙어졌다.

실제로 금강산 관광지구 고성봉에 ‘골프·온천 리조트’를 보유한 아난티(025980)는 남북정상회담 결렬 소식에 25.83%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6051억원이나 줄었다. 반면 빅텍 주가는 25.25% 뛰면서 신데렐라로 등극했다. 2017년 4월 10일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여 만에 주가 3000원선을 회복했다.

양쪽의 시소게임이 격해진 상황에서 ‘개미’들의 참여가 높아지는 것은 우려할 대목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6일 빅텍 주식 거래 주체에서 개인 매수 비중은 98.82%로 나타났다. 경협주인 한창도 개인 비중이 97%를 넘었다. 같은 날 코스닥 개인 매수 비중이 86.03%인 점을 감안하면 개인 위주 거래가 더 많았던 셈이다.

롤러코스터 행보에 단기 차익을 노린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전 거래일보다 1546억원 감소한 10조3534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앞선 7거래일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연초(1월 2일 기준) 대비 10.6%(9979억원)나 늘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방산주와 경협주는 실적이나 신규 프로젝트 성사 여부보다 분위기나 외교 정세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급등 타이밍을 노리고 이들 테마주를 사들이는 무분별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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