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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저가', 삼양·팔도 '매운맛'…농심 '고급화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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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우 기자I 2019.03.04 06:05:45

''신라면 건면''·''괄도네넴띤''…다시 뜨거워진 라면시장
1강-1중-2약 구도…가정간편식 급부상에도 꾸준한 성장
1위 농심 ''신라면 건면'' 입소문, 2위 오뚜기 ''진라면'' 박리다매 고수
3·4위 삼양·팔도는 '&apos...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농심 ‘신라면’, 오뚜기 ‘진라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팔도 ‘비빔면’…. 라면업계 각 사가 내세우고 있는 주력상품들이다. 이들 라면을 시장 점유율로 보면 진라면과 비빔면이 각각 신라면, 불닭볶음면을 바짝 뒤쫓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각 사의 전체 라면제품을 놓고 보면 라면시장은 ‘1강(농심)-1중(오뚜기)-2약(삼양식품·팔도)’으로 나뉜다. 소비자의 입맛이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따라 업계는 주요 라면만의 대결이 아닌 신제품을 쏟아내고 기존 히트 제품을 다양화하며 ‘무한경쟁’을 펼치고 있다.

농심, 이제 ‘해외 제패’ 노린다

3일 업계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라면시장은 매출액 기준 2016년 2조400억원으로 2조원을 처음 돌파한 후 이듬해 1조9900억원으로 주춤하다가 작년 2조475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성장이 라면시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 같은 위기론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선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국내 라면시장의 성장 추이를 보면 출하량, 소비량, 규모 모든 측면에서 지난 10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17년 라면 시장이 역성장한 배경에는 히트 신제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1위인 농심은 오뚜기와 격차를 크게 벌리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신제품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자료=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최근 3년간 판매량 기준 라면시장 점유율을 보면 농심은 2015년 57.7%에서 2017년 52.0%로 5.7%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오뚜기는 20.4%에서 25.6%로 5.2% 늘었다. 이어 삼양식품은 11.2%에서 10.6%로 0.6% 하락, 팔도는 7.5%, 8.5%로 1% 증가했다.

농심이 지난달 8일 선보인 3세대 신라면인 ‘신라면 건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출시 2주 만에 300만개가 팔렸다. 이어 레트로(복고) 저가 제품인 ‘해피라면’ 출시로 옛 향수를 자극, ‘가심비’(가격대비 마음의 만족도)까지 챙기고 나섰다. 농심은 이달에도 해피라면에 이은 레트로 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고급화 전략과 동시에 저가제품을 선보이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농심은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해외 매출 1조원 돌파를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사드 여파가 걷히며 중국 현지에서 전체 해외 매출을 견인한데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최대 실적을 낸데 따른 자신감이다.

농심 관계자는 “일본계 업체는 현지에서 1달러에 라면 3봉지를 판매하는 저가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농심은 1달러에 1봉지라는 고급화 전략으로 미국 시장 내에서 승부수의 띄우고 있다”며 “현재 세계 최대 할인점인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메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 앞으로도 현지 내 매출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심 ‘신라면 건면’과 오뚜기 ‘진라면’.(사진=각 사)
‘갓뚜기’, 저가전략 계속 통할까

오뚜기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있다. 2008년 4월 한 차례 가격 인상 이후 11년간 가격을 동결했다. 같은 기간 타 업체가 3, 4번 가격을 올린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진라면의 도매가격은 다른 제품과 비교하면 봉지라면 개당 300~400원대의 ‘덤핑’ 수준으로 팔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뚜기의 주력 품목은 사실 ‘라면’이 아니다. 카레와 케찹, 참기름 등 건조식품류나 농수산가공품류 등 비(非) 라면 사업이 강점인 업체다. 이 때문에 라면에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저조해도 비 사업부문에서 메울 수 있는 구조이다.

오뚜기 진라면의 ‘착한가격’은 ‘갓뚜기’라는 착한 기업 이미지로도 이어지면서 비라면 부문 품목 가격을 대폭 인상했지만 오히려 가격 인상을 정당화해주는 유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뚜기는 지난해 6월 후추와 식초, 당면 가격은 각각 47.0%, 22.2%, 11.0% 인상했다.

이러한 저가전략은 농심의 신라면마저 위협하고 있다. 오뚜기 라면 점유율은 2013년 15.2%로 당시 국내 2인자였던 삼양식품을 추월한 이후 2017년 점유율을 25.6%까지 확대했다. 매출 1위 품목인 진라면은 2012년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점유율 13.9%를 기록하며 신라면(16.9%)과의 격차를 3%포인트로 좁혔다.

3·4위전, 관전포인트는 ‘매운 맛

삼양식품과 팔도는 ‘매운 맛’으로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다. 각 사의 주력제품인 ‘불닭볶음면’과 ‘팔도비빔면’의 2017년 기준 소매점 매출액은 각각 735억원, 607억원이다. 판매량 기준으로는 1억2000만개, 1억개 수준으로 팔도비빔면이 붉닭볶음면을 추격하고 있다.

괄도 네넴띤.(사진=팔도)
삼양식품이 주춤하는 사이 팔도가 역습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2018년 연간 실적 대량변동 보고서(잠정집계)를 토대로 삼양식품이 애초 예상했던 목표치보다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중국향 수출 거래선 다변화 과정에서 기존 총판 거래처의 현지 재고 소진에 따른 수출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팔도는 신제품 ‘괄도네넴띤’으로 매운라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차 온라인 물량(7만5000개)은 하루가 채 안 돼 완판 되는 기록을 세웠다. 팔도 관계자는 “기존 비빔면보다 5배 매운 맛인 ‘괄도네넴띤’이 출시 직후부터 인기를 끌면서 목표 물량을 빠르게 채우고 있다”며 “목표량인 500만 개가 완판 되면 상시 출시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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