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응급의료 한 길 보고 걸었다"…'골든아워' 최전선 윤한덕 센터장 숨져

조해영 기자I 2019.02.09 06:02:00

중앙응급의료센터 이끌어 온 윤한덕 센터장 근무 중 사망
'버닝썬' 폭행 사건, 경찰-클럽 유착비리 의혹으로 번져
경찰, 조재범 전 코치 성폭행 혐의 사실로 결론…檢 송치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국립중앙의료원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빈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사건팀은 한 주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소개하고 미처 기사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 드리는 ‘사사건건’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사건팀] 길었던 설 연휴 사이에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중앙응급의료센터장으로 일하며 응급의료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던 윤한덕 센터장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윤 센터장은 이틀간 연락이 되지 않아 병원을 찾은 아내에 의해 발견돼 씁쓸함을 더했습니다. 사사건건 이번 주 키워드는 △윤한덕 △버닝썬 △조재범입니다.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연휴 근무 중 사망

“그가 응급의료 일을 전담할 당시만 해도 정부에서 도움의 손길이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중앙응급의료센터를 묵묵히 이끌어 왔다. 수많은 장애 요소에도 평정심을 잘 유지해 나갔고 출세에는 무관심한 채 응급의료 업무만을 보고 걸어왔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의 저서 ‘골든아워’ 중)

설을 앞둔 연휴 기간에도 근무를 하던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지난 4일 사망했습니다. 향년 52세는데요. 윤 센터장은 이국종 교수가 자신의 저서 골든아워에서 “응급의료 업무만을 보고 걸어왔다”고 표현할 정도로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해온 인물입니다.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 국가응급진료정보망 구축 등 국내 응급의료체계 전반이 그의 손을 거쳤습니다.

윤 센터장은 설을 맞아 고향에 내려갈 예정이었음에도 연락이 닿지 않아 병원을 방문한 가족에 의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지난 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관상동맥경화에 따른 급성심장사라는 부검의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고인의 소식이 알려지며 애도가 이어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SNS를 통해 “고인에겐 자신과 가족보다 응급상황에서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먼저였다”며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겠다”는 추모를 전했습니다. 대한응급의학회 역시 성명을 내고 “윤 센터장의 열정과 헌신을 잊지 않겠다”며 “최상의 응급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센터장의 발인은 오는 10일 고인이 일했던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엄수됩니다.

서울 강남구의 클럽 ‘버닝썬’ 입구. (사진=연합뉴스)
◇‘버닝썬’ 논란 지속…경찰-클럽 유착비리 의혹 증폭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의 폭행 사건이 경찰과 클럽의 유착 비리 의혹으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최근까지도 유착 비리로 징계를 받은 경찰이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착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국민 청원은 8일 오전 현재 27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지난 7일 서울지방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부 소속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유흥·불법업소 등 단속 무마 상납 관련 징계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강남권 경찰 11명이 성매매나 유흥 업소로부터 뒷돈을 받아 징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서초경찰서 소속의 한 경찰관은 단속 무마의 대가로 유흥업소로부터 40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았고,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 3명도 징계를 받았습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폭행 사건 당시 경찰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광역수사대에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경찰 대응과 유착 의혹 전반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클럽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는 한편 클럽 전·현직 임직원의 금융거래 내역 제출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앞서 클럽을 이용하던 김모(29)씨는 클럽 내에서 성추행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클럽 직원과 출동한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단순한 폭행 시비로 출발한 버닝썬 논란은 경찰의 대응과 클럽 내 데이트 강간 마약(GHB·속칭 물뽕) 의혹에 이어 강남권 경찰과 클럽의 유착 비리 의혹으로 증폭되고 있습니다.

상습상해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가 지난달 2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 “조재범 전 코치 성폭행 혐의 사실” 결론

조재범(38)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행 혐의를 수사해온 경찰이 조 전 코치의 혐의를 사실로 결론 내리고 지난 7일 검찰로 송치했습니다. 조 전 코치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심석희 선수를 성폭행하고 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심 선수에게 협박과 강요를 한 혐의를 받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 심 선수는 조 전 코치로부터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경찰은 심 선수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한편 조 전 코치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해 범행 관련 메신저 내역 등을 발견했습니다. 심 선수의 동료와 지인 대상의 참고인 조사에서도 혐의 정황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조 전 코치는 피의자 조사 내내 성폭행과 협박·강요 등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전 코치는 현재 심 선수를 포함해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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