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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혁신성장 'J노믹스 틀' 속…경제활력 되찾기 '속도전' 강조

김형욱 기자I 2018.11.12 06:00:00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2기 경제팀'' 청사진
"포용국가 위해선 소득주도·혁신 성장 함께 가야"
"매주 경제주체 만나 의견 수렴"…시장 소통 확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기재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조진영 기자]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이 소득주도·혁신 성장이란 기존 정책의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게 시급하다며 현 정책의 수정·보완 가능성도 시사했다.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이른 시일 내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원팀’ 꾸려 기존 정책 계승 의지 재확인…변화 신호 부족 지적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와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의 취임 일성을 보면 기존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홍 후보는 지난 9일 후보 지명 후 기자들과의 첫 만남에서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가 되기 위해선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 함께 우리 경제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정책실장도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분리할 수 없는 패키지”라며 “큰 틀의 방향은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이란 현 정부 경제팀 1기의 불협화음을 의식하듯 ‘원팀’도 강조했다. 원팀으로서 현 경제정책을 계승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홍 후보는 “김 실장과는 오랜 기간 함께 일하며 잘 알고 있다”며 “의견 차이는 비공식 난상토론으로 조율하고 밖으론 부총리 책임 아래 통일된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실장 역시 “더는 ‘투톱’ 같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경제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하나의 팀으로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변화의 시그널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팀 1기는 좋은 의도의 정책을 펼쳤으나 시장 움직임과의 괴리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현 상황에서 중요한 건 정책의 궤도수정인데 이번 인사로 보면 수정 방향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그러나 “경제·고용 부진을 엄중히 보고 있지만 경기침체, 위기란 표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김동연 부총리가 혁신성장 등 정책의 토대를 잘 만들어 놓은 만큼 2기 경제팀에선 성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1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홍 “매주 수요일 소상공인·기업 만나 의견 수렴” 소통 강화 시그널

현 정책을 계승하되 성과를 내기 위해 시장 주체와의 소통은 강화한다. 현 정부 경제정책 중에선 가장 친 시장적으로 꼽히는 혁신성장에도 무게가 실린다.

홍 후보는 카풀 서비스 도입 등 규제개혁 관련 질문에 “후보자로서 개인 의견을 말하는 건 적절치 않지만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지는 서비스를 우리나라에서 못 할 이유는 없다”며 “좀 더 과감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미 연내 공유경제에 대한 규제개혁 방안을 발표하기로 예고한 바 있다.

홍 후보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을 지내며 창조경제 업무를 맡은 경험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홍 후보라면 김동연 부총리의 기조에 따라 산업경쟁력 강화와 규제개혁 등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하게 된다면 매주 혹은 격주 수요일마다 소상공인이나 중소·중견기업, 대기업 등 경제주체와 오찬을 열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전 경제팀도 현장을 찾기는 했지만 이를 정례화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새 경제팀은 경제주체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실행에 옮기겠다는 것이다.

홍 후보는 특히 기존 주력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비스산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능력이 크지만 지금까지는 제 역할을 찾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그는 수차례 속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현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동안은 ‘경제활력대책회의’로 바꾸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를 위해 정책 내용과 그 시행시기를 사전 예고하는 방식으로 안으로는 공무원을 자극하고 밖으론 속도와 예측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금도 경제운용계획을 사전 발표하기는 하지만 ‘내년이나 분기까지 하겠다’는 식으로 구체적이지 않아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이를 좀 더 구체화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홍 후보는 “정부가 어떤 정책을 시행하면 사람들은 이를 발표 며칠 전에나 알게 된다”며 “기재부 간부들과 상의해 앞으로 ‘이 정책을 언제까지 시행하겠다’고 미리 발표해 담당 공무원을 자극하고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현 국무조정실장)가 후부로 지명된 9일 저녁 서울 종로구의 한 호프에서 기자들에게 앞으로의 정책 포부를 밝히고 있다. 기재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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