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석탄화력 9기 재검토"..업계 비상

최훈길 기자I 2017.04.14 05:24:01

미세먼지 대책 발표.."공정률 10% 이하 취소 검토"
포스파워 등 민자 발전소 8곳 포함
업계 "허가 받고 수천억 썼는데..소송 검토"
전문가 "LNG로 전환하려면 전기료 인상해야"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건설 중인 석탄화력 발전소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문 후보 측은 미세먼지 대책 관련 면밀한 검토 후 폐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소송전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후보는 13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 중인 화력발전소 중 공정률 10% 미만인 9기 건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관련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문 후보가 석탄화력 9기를 지목해 폐지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목된 발전소는 신서천 1호기(한국중부발전), 강릉안인 1·2호기(강릉에코파워), 고성하이 1·2호기(고성그린파워), 삼척포스파워 1·2호기(포스코에너지 자회사 포스파워), 당진에코파워 1·2호기(SK가스)다. 신서천 1호기를 제외하면 8기가 민자 발전소다. 산업통상자원부 7차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해당 발전소는 빠르면 2019년, 늦으면 2022년에 가동될 예정이다.

이날 폐지 대상·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문재인 후보 측은 전력수급 상황, LNG 대체 가능성, 전기요금 등 전반적인 사전 검토부터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공약을 준비한 김기식 정책특보(더미래연구소 소장)는 이날 브리핑에서 “줄어드는 발전량을 LNG로 커버할 수 있다면 많은 부분들이 원점 재검토를 통해 중단되거나 취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업계는 당혹스런 분위기다. A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문 후보는 ‘신규 화력발전 건설 중단’ 입장을 밝히면서도 특정 발전소를 언급하진 않았다”며 “이번엔 안 후보보다 더 나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안 후보는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착공되지 않은 석탄화력 4기(당진에코파워·삼척포스파워)를 친환경 발전소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내부적으로는 정부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도 검토 중이다. 9곳 모두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상태다. 착공 이전인 당진에코파워 1·2호기, 삼척포스파워 1·2호기는 주형환 산업부 장관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허가권, 부지매입비, 기초공사 비용에 2000억원 넘게 썼다”며 “이제 와서 죽으라고 하면 소송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상을 통해 퇴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민간 발전소를 일방 취소할 경우 투자한 개미들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석탄화력을 LNG 등 친환경 발전으로 전환하도록 전기료 인상 등 재원마련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기식 정책특보는 더미래연구소 정책발표에서 “LNG 발전량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인상과 에너지 관련 세제의 개편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정률 10% 미만 석탄화력, 출처=산업통상자원부)
석탄화력 발전소가 밀집한 충남 당진시 석문면에 765kV 초고압 송전선로가 지나고 있다. (사진=최훈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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