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 들어서자 프레스 기계(철판을 병따개 모양으로 자르는 기계)에서 ‘쿵쿵’하는 소리가 연신 울려댔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병따개는 연간 250만여개. 2010년엔 연간 400만개까지 생산했으나 경기침체와 세월호·메르스 영향으로 인한 맥주 수요 감소로 병따개 생산도 덩달아 줄었다. 이 공장엔 6명에 불과한 직원들이 하루 최고 1만여개의 병따개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억원 규모.
병따개 수요가 가장 많은 주류회사도 정작 병따개에는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는 2000년 중반까진 국내에서 병따개를 납품받았지만 지금은 중국에서 제품을 받는다”고 말했다. 최근 맥주사업에 뛰어든 롯데주류 역시 중국에서 병따개를 공급받는다. 몇몇 국내 공장에서 소량의 병따개를 제작하지만 병따개만 전문적으로 대량생산하는 곳은 하이트진로(000080)에 납품하는 대아정밀이 유일하다.
지난 1986년 설립한 대아정밀은 처음부터 병따개를 생산하던 곳은 아니었다.
황행식(66)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믹서기에 들어가는 모터 관련 부품을 생산했다”며 “대아정밀의 금형 실력을 안 지인이 하이트맥주 임원을 소개해준 게 병따개와의 인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사출(플라스틱 손잡이)과 인서트(병을 따는 부분)는 하청을 주고 이를 조립만 하는 수준이었다”며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병따개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병따개 일체를 자체 생산키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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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아정밀은 최고급 소재를 사용하는 등 품질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병을 따기만 하면 되는 제품에 많은 공을 들인다는 주변의 얘기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김영곤 대아정밀 부장은 “낮은 가격을 앞세워 병따개 시장을 장악한 중국업체와 경쟁하기 위한 것”이라며 “병따개 인서트 부분에 쓰이는 소재는 자동차 강판에 적용하는 것과 같은 재질이다. 로고를 인쇄하는 잉크도 독일 제품을 사용하는 등 최고급 소재만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대아정밀의 병따개는 맥주병을 따도 병뚜껑에 흠집이 나지 않을 정도로 높은 기술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지난 2009년 해프닝도 있었다. 병뚜껑에 흠집이 나지 않는 점을 악용한 일부 나이트클럽에서 맥주를 재활용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김 부장은 “그 일 이후 제품을 수정해 병뚜껑을 따면 휘어지도록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산 제품이 대아정밀 제품을 그대로 베껴서 수입된 사례도 있다. 황 대표는 이를 알자마자 ‘디자인등록’을 해 중국산 짝퉁 병따개가 국내에 상륙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저가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제품의 추격을 따돌릴 수는 없었다. 황 대표가 품질개선에 전력을 다하는 이유다.
그는 “아직도 미비한 시설을 개선해 제조 공정 자동화를 이루는 게 꿈”이라며 “대아정밀이 그래도 한국에서도 알아주는 병따개 회사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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