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벤처에 투자 몰려
한동안 스마트폰 앱 개발 스타트업에 몰렸던 투자자금이 AI산업으로 빠르게 돌아서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투자를 받은 AI 스타트업은 지난해 16곳이었다. 2010년 두 곳이었던 것에 비해 큰폭으로 증가했으며 투자금액만 20배 이상 늘었다. FT는 빅데이터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업가나 투자자들도 AI에 희망을 걸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빅데이터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른 시간 내에 분석할 수 있는 기술로 이를 AI에 적용해 실현 가능성이 점차 높아졌다.
AI 스타트업인 익스펙트 랩스를 이끄는 팀 터틀 최고경영자(CEO)는 “AI 플랫폼은 마치 스위스 맥가이버칼과 같아 다양한 부분에 적용할 수 있다”며 “그러나 아직 높은 가치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어디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미국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이미 AI산업에 뛰어든지 오래다. 구글 유튜브는 1000만개 이상의 동영상에서 고양이를 인식할 수 있으며 페이스북의 `딥 페이스(Deep Face)` 시스템은 사진에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한다. IBM에는 복잡한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는 인지컴퓨터 `IBM 왓슨(IBM Watson)`이 있다.
◇ 日 소프트뱅크·中 바이두도 가세
실리콘밸리의 AI 물결에 아시아 대기업들도 합류했다. 일본 통신사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6월 인간형 감성인식 로봇 `페퍼(Pepper)`를 공개했다. 페퍼는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를 인식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세계 최초 감정인식 로봇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몇몇 네스카페 커피 머신 판매점에서 고객서비스를 대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AI 기술을 향상하기 위해 IBM과 손을 잡았다. 왓슨을 페퍼에 적용할 뿐 아니라 제약과 금융 등에서도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앞으로 연구원 대신 신약을 만드는 로봇이나 은행에서 금융상담 업무를 해주는 로봇 등도 얼마든지 출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기업들 가운데 AI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곳은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다. 바이두는 뉴스와 주식시장·바이두의 검색엔진 데이터에 AI 기술을 적용, 분석해 주가와 테마주를 예측하고 주식시장이 어떻게 돌아갈지 전망하는 주식 앱 `스톡마스터(StockMaster)`를 출시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5월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 연구소를 세운 바이두는 구글에서 인공지능 연구를 시작했던 앤드류 응 스탠포드대학 박사를 총 책임자로 영입했다.
바이두는 이미 식물·옷·책 등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구별할 수 있는 이미지 인식 기술 `바이두 아이(Baidu eye)`를 가지고 있다. 이 이미지인식 기술 에러율은 5.98%로 사람의 에러율 5.1%에 근접하다. 이 기술은 온라인쇼핑할 때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바이두는 더 나아가 음성으로 물품을 찾을 수 있도록 음성 인식 기술도 연구 중이다.
알리바바도 향후 AI산업에 뛰어든다.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은 지난 2일 홍콩에서 열린 강연에서 AI산업에 상당한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 회장은 “로봇은 앞으로 20년간 엄청난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